바이든 "진지하고 지속적 외교"…"군사력은 최후수단" 일반론으로 간접 메시지
트럼프 첫해엔 "완전한 파괴" 위협…북미 관여 본격화 후 유화적 기조
미 대통령 유엔연설, 북미관계 따라 부침…올해는 외교 강조

미국 대통령의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올해도 북한이 화두로 등장했다.

미국이 핵 위협 내지 핵확산 제지 대상 국가로 여기는 북한은 그간 이란과 함께 미 대통령 연설의 단골 메뉴였다.

그러나 북미 관계의 부침, 비핵화 협상의 진전 여하에 따라 연설 방향과 내용은 상당히 달랐다.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인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조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데 방점이 찍힌 인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추진을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모색한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와 역내의 안정을 증진하고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할 실제적 약속을 거론한 뒤 이를 수반하는 실행 가능한 계획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이를 향한) 구체적 진전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별다른 호응이 없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에 관한 언급이 없는 점으로 미뤄볼 때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해결 기조를 재확인하며 북한에 유화적 손길을 내민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력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

세계의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써 사용돼선 안 된다"고 한 부분도 주목된다.

북한을 직접 겨냥해 언급한 대목은 아니었지만 전 세계 현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전쟁보다 외교를, 충돌보다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서, 북한에 대한 간접 메시지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 대통령 유엔연설, 북미관계 따라 부침…올해는 외교 강조

이날 연설은 4년 전인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과 극명히 대비된다.

'화염과 분노'로 대표되는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을 반영하듯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하고 "완전한 파괴"를 언급하며 압박했다.

그러나 2018년 6월 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후인 그해 9월 연설에서는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며 확연히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또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 결렬 후인 2019년 9월 연설 때는 북한이 엄청난 잠재력 실현을 위해 비핵화해야 한다고 호소 조를 보이기도 했다.

임기 마지막 해이자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이던 지난해에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언급이 아예 없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열중하고 미국이 제재 강화로 대응하던 시기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첫 4년 임기 때는 이란과 북한을 '핵 위협국'으로 싸잡아 비판하곤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첫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국제사회를 `위험한 비탈'로 끌어내리려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2010년에는 '인권을 억압하는 전제주의 국가' 사례로 북한, 콩고 킨샤사의 무장그룹 등을 들었다.

2010년엔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구체적인 조치를 아직 취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도발적인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때까지 제재를 강화한다는 '전략적 인내' 기조를 보이던 시기인 2012~2014년에는 아예 북한을 언급하지 않고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이자 마지막 연설인 2016에는 "북한은 핵실험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지칭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7년 북한을 시리아, 이란 등과 함께 야만정권(Brutal Regime)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북한 거명 없이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 요구(2003년), 북한, 이란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이행(2008년)을 연설에 담기도 했지만, 북한을 아예 거론하지 않은 연설도 상당수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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