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자와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가 실종된 미국의 20대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20일(현지시각) CNN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와이오밍주의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동쪽 캠핑장에서 개비 퍼티토(22)와 인상착의가 일치한 시신을 발견했다.

FBI는 현재 시신의 신원 파악을 위해 법의학적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에 사는 퍼티토는 약혼자인 브라이언 론드리(23)와 7월 승합차(밴)를 타고 지난 7월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 동부 롱아일랜드에서 시작한 이번 여행은 10월 말 핼러윈 경 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도착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커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vanlife'(밴라이프)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해 여행기를 올려 온라인 상에서 큰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8월 말부터 두 사람의 계정엔 아무런 게시물도 올라오지 않았다.

약혼자 론드리는 지난 9월 1일 퍼티토 없이 혼자 밴을 타고 플로리다 노스포트의 집으로 돌아왔다.


퍼티토 가족은 지난달 말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에서 영상통화를 한 것이 딸과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 받은 때라며 9월 11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수사 당국은 론드리를 사건의 주요 단서를 알고 있다고 판단되는 '관심 인물'로 지목했으나 그는 경찰과 대화를 거부하다 지난 14일 이후 실종된 상태다.

유타 경찰은 경찰관의 보디카메라와 911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8월 12일 퍼티토와 론드리를 본 한 목격자는 "두 사람이 싸우고 있었다"며 신고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차를 몰고 지나가는데 하얀 밴에 있던 남성이 여성의 뺨을 때렸다"고 묘사했다.

출동한 경찰이 이들의 차량을 검문했고, 퍼티토는 울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론드리는 경찰에 자신이 더러운 발로 밴에 타자 퍼티토가 화를 내 사소한 다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커플이 하룻밤 떨어져 지내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니엘 로빈스 경관은 경찰 보고서에 "당시 상황이 가정 내 폭행 수준으로 확대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썼다.
퍼티토의 아버지가 올린 딸의 생전 모습 /사진=트위터
퍼티토의 아버지가 올린 딸의 생전 모습 /사진=트위터
퍼티토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후 FBI는 수색 영장을 받아 론드리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퍼티토의 아버지는 실종 신고 후 이 커플의 행적을 추적했던 '네티즌 수사대'에게 고마움을 드러내며 "딸이 세상을 감동시켰다"며 SNS에 사진을 게재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