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EPA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EPA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그는 아직도 자고 있다"고 했다. 스페이스X의 우주관광이 성공한 후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어떠한 언급도 없자 불쾌한 심경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머스크는 '미국 대통령이 스페이스X의 우주관광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한 트위터 팔로워의 질문에 "그는 아직 자고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표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졸린 조(Sleepy Joe)'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조롱하던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CNBC는 덧붙였다.

지난 15일 발사된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드래건'은 사흘 후인 18일(미 동부시간) 오후 7시께 미 플로리다주 해안으로 귀환했다. 크루드래건엔 신용카드 결제처리업체 시프트4페이먼트 CEO 재러드 아이잭먼(38)과 간호사 헤일리 아르세노(29), 지구과학 교수 시안 프록터(51), 이라크전 참전용사 크리스 셈브로스키(42)가 탑승했다.

이번 우주관광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문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들만 태웠다는 의미가 있었다. 세인트 주드 아동병원과 어린이 환자를 돕기 위해 2억달러(약 2300억원)의 기부금을 모으는 것도 프로젝트의 목적이었다. 머스크가 5000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총 모금액은 2억1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스페이스X의 우주관광에 이처럼 특별한 의미가 있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자국 민간 우주탐사 기업의 성취를 축하하지 않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위 관계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 등이 스페이스X의 성공을 축하했다.

스페이스X는 미 연방정부와 대체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스페이스X는 블루오리진 등을 제치고 NASA 달 탐사 프로젝트의 달 착륙선 개발사로 단독 선정되기도 했다. 다만 스페이스X는 구직자를 차별했다는 혐의로 트럼프 행정부 때 시작된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그러나 연방정부와 다소 껄끄러운 관계다. 바이든 행정부는 노동조합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테슬라엔 노조가 없어서다. 이달 중순께 미 하원이 노조를 둔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추가 세액 공제 혜택을 지원한다는 법안을 추진하자 머스크는 "(법안이) 어떻게 미국 납세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