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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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의 주택 구매 심리가 1982년 이후 가장 빠르게 얼어 붙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늘었지만 극심한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지금이 주택 구입을 위한 적기"라고 답한 미국인 비율은 이달 29%로 급감했다. 60%를 웃돌던 8월에 비해 반토막 났다. 주택 시장에 대한 구매 심리가 이렇게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1982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미국의 주택 담보 대출 금리는 40년 전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주택을 매입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 미국인 비율이 20% 수준이었던 1982년에는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15.13%였다. 이달엔 이자율이 2.86%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낮은 담보 이자율로 돈을 빌릴 수 있는데도 미국인들이 주택 구매를 꺼리는 이유는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미국에선 코로나19 이후 넓은 집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집값이 급등했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전년 대비 단독주택 가격은 20% 넘게 올랐다.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구매 심리가 얼어붙자 낮은 금리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미국 부동산 매매 평균 가격은 올해 7월 기준 36만7000달러다. 1년 전보다 18.6% 상승했지만 전월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