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적 발언에 무차별 폭행
피해 남성, 온 몸에 타박상
미국에서 한 아시아계 남성이 인종차별 폭행 피해를 입었다.

16일(현지시간) ABC7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뉴욕의 한 고속도로에서 아시아계 남성 운전자가 증오 범죄로 추정되는 사건에 휘말렸다.

피해 남성은 지난 13일 오후 뉴욕 브롱크스 고속도로에서 앞차를 들이받았다가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피해 남성은 "추돌 사고 후 앞차가 멈춰 섰고 번호판이 없는 또 다른 차 한 대도 함께 멈춰 섰다. 두 대의 차량에서 우르르 내린 사람들이 내 차를 에워쌌고, 그중 한 명이 나를 폭행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가해자들은 피해 남성의 운전석 앞 유리를 주먹으로 깨부수고 창문을 뜯어낸 뒤 피해자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렸다. 또 피해 남성을 밖으로 끌어내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이번엔 조수석 쪽으로 침입해 폭행을 가했다.

피해 남성은 "마치 격투 스포츠라도 하듯 나를 두들겨 팼다. 일행 10여 명은 내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내 차를 둘러싼 채 폭행을 구경했다"고 전했다.

무차별 폭행을 당한 남성은 몸 전체에 심한 타박상을 입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피해 남성은 폭행 과정에서 인종 차별적 언행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X,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증오가 없다면 사람을 그렇게 대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민 1세대도 아니다. 이민 2세, 3세 등 나와 같은 젊은 사람들도 여전히 이런 대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분류하지 않은 상태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뉴욕을 지역구로 하는 대표적 친한파 그레이스 멩(민주) 연방하원의원은 자신의 SNS에 "이번 사건이 진지하게 조사되고 있기를 바란다. 피해자는 정말 죽을 뻔했다"라며 "경찰은 현장에 도착한 후 무엇을 했는가. 가해자의 지문 혹은 샘플 채취는 했느냐"며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2020년 미국에서 일어난 증오 범죄는 총 7759건으로 알려졌다.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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