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5일(현지시간)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반 만이다. 이번 개각을 통해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제 정책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BBC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리즈 트러스 국제통상장관(46·사진)을 외무장관으로 임명하면서 집권 3년차 다우닝가의 변화를 알렸다. 영국 외무장관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시절 마거릿 베킷 장관 이후 두 번째다.

트러스 장관은 지난달 영국 보수당 내 선호도 조사에서 85.2%로 1위를 차지했다. 브렉시트 과정에서 여러 국가와 무역협상을 체결하면서 경제 충격을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 대표 경선 초기부터 존슨 총리를 지지한 충성파다. 존슨 총리도 내각 ‘톱4’ 자리로 꼽히는 외무장관에 트러스를 임명하면서 높은 신임을 보였다.

전임 도미닉 라브 장관은 법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총리 타이틀을 달아 배려했지만 사실상 좌천 인사라는 평가다. 라브 장관은 아프가니스탄 사태 당시 적절치 못한 대처로 구설에 올랐다.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진격할 때 휴가에서 복귀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리시 수낙 재무장관과 여성인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이 유임되면서 존슨 총리를 포함한 톱4 자리 중 두 자리를 여성 장관이 차지하게 됐다. 마이클 고브 전 국무조정실장은 주택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존슨 총리의 핵심 공약인 지역 불평등 해소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리버 다우든 전 문화장관이 국무조정실장을 맡게 됐다. 네이딘 도리스 전 보건차관은 문화장관으로 승진했다.

개빈 윌리엄슨 전 교육장관과 로버트 버클랜드 법무장관, 로버트 젠릭 주택장관은 각료 명단에서 제외됐다. 어맨다 밀링 보수당 공동의장도 경질됐다. 윌리엄슨 장관은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학생들 등교 원칙을 정하지 못하는 등 대응이 미진했다는 지적을 들었다. 후임 교육장관에 임명된 나딤 자하위 전 백신담당 정무차관은 코로나19 백신을 빠르게 확보해 보수당 의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