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아시아 지역으로 눈길
호주 핵잠수함 기술 지원에 영국 기업 참여할듯
영국이 왜 먼 인도태평양서 미·호주와 새 안보동맹을
영국은 왜 미국, 호주와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3자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를 결성했을까.

영국은 미국과 함께 오커스를 통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비(非)인도태평양 국가의 참여를 대해 오커스를 주도한 미국도 뚜렷한 이유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15일(현지시간) 오커스 출범 발표 후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 언론 브리핑에서 "영국은 아시아와 깊은 역사적 유대를 갖고 있다"며 "그들은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점을 우리에게 보여줘 왔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미국과 유럽 간의 대서양 동맹에서 주춧돌 역할을 해온 데다, 미국의 중동 정책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해왔다.

영국의 오커스 참여는 미국의 대(對)중국 전략에 대해서도 강력한 지지를 보내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영국이 미국의 오랜 동맹이라 하더라도 아무 대가를 얻지 않은 채 가뜩이나 사이가 틀어진 중국을 더 자극할 리는 만무하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미국 대통령은 영국이 인도태평양에서 수천마일 떨어져 있을지라도 더 많은 존재감을 원한다"고 분석하면서 "'백악관 관계자는 (핵)잠수함 계획이 글로벌 영국을 위한 계약금'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에 대한 견제 전략을 강화하면서 영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동맹들의 참여를 독려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도 유럽이었고, '동맹의 복원 및 강화'를 핵심 메시지로 삼았다.

영국이 왜 먼 인도태평양서 미·호주와 새 안보동맹을
영국은 이런 미국의 전략에 발맞춰 최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를 인도태평양으로 보내 필리핀해상에서 미국 해병대와 연합훈련을 하도록 했다.

더구나 퀸 엘리자베스호는 남중국해를 거쳐 일본으로까지 보내기도 했다.

물론 이에 중국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영국의 이런 행보는 '포스트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전략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영국은 브렉시트 후 유럽에서 아시아로 방향을 트는 노력을 해왔다.

지난 6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 신청했다.

영국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도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오커스를 통한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계획에는 영국의 방위산업체 BAE 시스템스와 롤스로이스가 참여할 것 같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대신 호주는 프랑스 기업 나발그룹 등과 추진한 900억 호주달러 상당의 디젤 엔진 잠수함 사업에서 손을 뗄 것이라고 호주 언론이 전했다.

나발그룹은 오커스 발표 이후 성명을 내고 큰 실망감을 표현했다.

영국은 오커스 참여에 대해 오랜 동맹인 호주가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호주를 지원한다는 점도 비공식적인 명분으로 내세울 수 있다.

영국과 미, 호주 3개국은 영미권 정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즈'의 주축 국가이기도 하다.

가디언은 영국이 EU 시장에 예전만큼 원활하게 접근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오래됐지만 멀리 떨어진 동맹을 핵잠수함 공급 등을 통해 돕는 정치적, 산업적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