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의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경제 성장의 중요한 동력으로 꼽히는 소매판매 증가율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와 자연재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6.4%)보다 크게 둔화한 것은 물론 시장 예상치(5.8%)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 1~2월 35%로 정점을 찍은 뒤 6개월 연속 낮아졌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2.5% 늘어나는 데 그치며 시장 예상치인 7.0%를 크게 밑돌았다. 8.5% 늘어난 7월에 증가율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작년 8월(0.5%) 이후 최저치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기대에 못 미쳤다. 1~8월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 예상치인 9.0%보다 낮았고, 1~7월의 10.3%에 비해서도 증가율이 낮아졌다.

국가통계국은 “델타 변이 확산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7월 이후 델타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고강도 방역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 도시를 봉쇄하고 기업 운영도 중단시켰다. 일부 도시가 관광지를 모두 폐쇄하고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면서 소비가 타격을 받았다. 허난성과 정저우에 홍수와 태풍이 발생한 것도 어려움을 더했다. 물류비용이 상승하고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했다.

래리 후 맥쿼리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엔 중국 경제 회복세가 더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