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협력이 새로운 단계에 오르길 희망" 우군 만들기
中왕이, 코로나 확산 싱가포르에 "방역·신약개발 협력"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동아시아 순방에 나선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싱가포르를 찾아 방역 협력을 약속하며 우군 만들기에 공을 들였다.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이어 전날 싱가포르를 방문해 헹스위킷 부총리와 비비안 발라크뤼시난 외교장관을 잇따라 만났다.

왕 부장은 헹스위킷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싱가포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협력을 추진했고, 지역 협력에 중요한 선도역할을 했다"며 "중국은 양국 협력이 새로운 단계에 오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는 국경과 인종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인류가 하나가 돼야 감염병을 극복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를 정치화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세계적인 방역 협력에 해를 끼친다"고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는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감염병 퇴치와 인류 위생 건강 공동체 구축을 위해 싱가포르와 신약 개발 및 바이러스 연구 분야에서 협력하고, '백신 민족주의'에 공동으로 반대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발라크뤼시난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는 "양국은 유연한 방식으로 고위층 교류를 유지하고 공동 예방과 통제를 강화하며 방역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 뒤 전자상거래, 인공지능, 모바일 결제, 빅데이터 분야 협력을 제안했다.

헹스위킷 부총리는 중국의 백신 협력을 높이 평가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기 양국의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발라크뤼시난 장관도 "중국과 감염병, 무역, 투자, 디지털 경제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며 "다자주의 방식으로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의 공평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을 방문해 15일 오전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외교장관 회담을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