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사세 확장에 발목
민영화 30년 만에
핵심 상장사 하이난항공·HNA인프라투자 등 국유기업에 양도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 전경.  사진=XINHUA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 전경. 사진=XINHUA

파산 후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중국의 재벌 하이난항공그룹이 본업인 항공업과 공항운영업을 국유기업에 넘기기로 했다. 1992년 민영화 이후 30년 만에 다시 국유화되는 것이다.

14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하이난항공의 항공부문은 랴오닝팡다그룹이, 공항운영부문은 하이난개발지주가 각각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상하이증시 상장사인 하이난항공(종목코드 600221)과 HNA인프라투자그룹(600515)의 최대주주가 각 전략적 투자자로 바뀐다는 의미다.

팡다그룹은 랴오닝성이 보유한 국유기업이다. 산하에 팡다탄소신소재(상하이·600516), 중신선양상업빌딩그룹(선전·000715), 베이둥제약그룹(선전·000597), 팡다특수강기술(상하이·600507) 등을 거느리고 있다. 팡다그룹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15억7000만위안(약 28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이난개발지주는 하이난항공의 본사가 있는 하이난성의 국유기업으로, 지역 내 주력 인프라 투자 및 운영 회사다. 6월말 기준 자산 규모는 996억위안, 순자산은 461억위안이다.

하이난항공그룹의 채권자들은 지난 1월 법원에 파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현재 정부가 선임한 태스크포스(TF)가 파산 및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소매 유통 부문의 CCOOP그룹(선전·000564), 순커룽지주(홍콩·0974) 등의 전략적 투자자도 곧 확정될 것으로 차이신은 전망했다.

하이난항공그룹은 1989년 국유기업으로 설립됐다. 1992년 민간에 주식 매각을 매각하면서 경영도 민영화됐다. 산하에 하이난항공, 톈진항공, 베이징수도항공 등을 운영하면서 중국 4대 항공사로 성장했다.

하이난항공그룹은 유통과 쇼핑, 부동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사세를 키웠으나 무리한 투자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한때 힐튼월드와이드, 듀피아메리카, 도이체방크 등의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2017년말 기준 하이난항공그룹의 자산은 1조2300억위안(약 223조원), 부채는 7400억위안(약 134조원)까지 불어났다. 정부가 대출을 조이고 해외 자산 취득을 제한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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