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미국 게임업체 에픽게임즈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이 10개 쟁점 중 9개에서 애플에 승리를 안겨준 판결을 내린 데 대해 항소 절차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포트나이트' 게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는 이날 항소 통지서를 제출했다. 항소 통지서는 항소 추진 사실을 소송 상대방과 법원에 알리는 서류로, 항소를 위한 초기 절차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은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외부 결제를 허용하지 않고 자체 결제 시스템인 '인앱(in-app) 결제'만 의무화한 규정이 반경쟁적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애플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독점 기업은 아니라며 10개 소송 쟁점 중 9개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에픽게임즈가 지난해 애플의 인앱 결제를 건너뛰고 이용자들이 에픽게임즈에 직접 돈을 내도록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애플과의 계약 위반이라고 봤다. 이에 에픽게임즈가 자체 결제 시스템으로 받은 판매액의 30%를 애플에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다만 법원은 "애플의 외부 결제 서비스 차단이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숨기고 불법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억압한다"며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앱에 외부 결제 서비스를 허용하라고 했다.

앞서 애플은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 게임을 지난해 앱스토어에서 방출했으며 이에 에픽게임즈는 그해 8월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에픽게임즈는 스포티파이 등 다른 앱 개발업체들과 함께 미국 앱공정성연대(CAF)도 결성해 앱 장터의 독과점 문제를 제기해왔다. 에픽게임즈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팀 스위니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한국의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환영하며 "전 세계 개발자들은 자랑스럽게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에픽게임스는 이 법이 시행에 들어가면 인앱 결제를 강요할 수 없게 되는 한국에서 우선 아이폰 사용자를 상대로 자체 결제 방식 등으로 포트나이트를 서비스하기 위해 최근 애플에 개발자 계정 복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애플은 이를 바로 거부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