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도 단합강조, 국방장관 "민주주의 수호는 의무, 美가 이끌 것"
9·11 당시 대통령이던 부시, 미국 분열상 비판하며 "단합" 호소
9·11 테러 당시 현직 미국 대통령이었던 이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테러 20주년인 11일(현지시간) 미국의 분열상을 비판하며 단합을 강조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에서 열린 추모식에 연사로 참석, "9·11 테러 이후 나는 놀랍고 회복력이 있으며 단합된 국민을 이끌어 자랑스러웠다.

미국의 단합에 대해서라면 그 시절은 지금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에서 의견 불일치는 언쟁으로, 언쟁은 충돌로 변하고 있고 정치는 분노와 공포를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이를 "나라와 미래를 걱정하게 하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이 시험대에 선 비탄의 날에 수백만 국민이 본능적으로 이웃의 손을 잡고 함께 대의를 향해 나아갔다.

이게 내가 아는 미국"이라고 했다.

이어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이게 진짜 우리다.

우리는 이랬고 다시 이렇게 될 수 있다"면서 단합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섕크스빌은 9·11 테러 당시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이 추락한 곳이다.

당시 테러범들은 이 항공기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추락시키려 했지만, 승객들의 사투로 이곳 들판에 추락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내 극단주의 세력에 대해 경고도 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위험은 국경 바깥에서도 오지만 내부의 폭력에서도 온다는 증거가 많아지고 있다"며 "해외와 국내 극단주의자 모두 다원주의와 인명 경시 등 더러운 정신의 산물이고 이에 맞서는 건 우리의 계속된 의무"라고 강조했다.

9·11 당시 대통령이던 부시, 미국 분열상 비판하며 "단합" 호소
같은 행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9·11 이후 우리는 단합이 미국에서 가능하고 긴요한 것을 알게 됐다.

이는 우리의 공동 번영과 안보, 국제적 위상에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20년간 보지 못한 새 도전을 마주하게 될 것이고 우리가 단합돼 있다면 무엇이든 대비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9·11 당시 역시 테러 공격을 받았던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도 추모식이 열렸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고 민주주의 수호는 우리의 의무"라며 "향후 20년간 무슨 일이 생길지, 어떤 위험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미국이 늘 선두에서 이끌 것이라는 건 안다"고 강조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미 헌법상 가치를 거론하며 "파시스트, 나치, 공산주의자들, 알카에다, 이슬람 국가, 탈레반, 권위주의 지도자, 독재자, 폭군이 이를 싫어한다"고 했다.

이어 "9·11에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고 갈라놓으려 했으나 살의에 찬 그들의 의도는 절대 실현되지 못했다"고 "우리는 인내와 단합과 영웅적 행위로 하나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식은 테러범에 납치된 항공기가 충돌·추락한 뉴욕 옛 세계무역센터(WTC) 자리와 섕크스빌, 국방부 청사에서 잇따라 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세 곳을 연이어 방문하는데 현장 연설은 전날 단합을 강조하며 내놓은 영상 메시지로 갈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