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주지사에 "위험한 상황, 주민 분노 심각히 받아들여야" 훈수
캘리포니아 소환투표 이겼던 슈워제네거 "18년 전과 같다" 일침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스타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주지사 주민소환 투표를 앞두고 현직 주지사를 향해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슈워제네거는 "지금 분위기는 내가 (주지사 소환 투표에) 출마했을 때와 정확히 같다"고 말했다고 8일(현지시간) CNN 방송이 보도했다.

슈워제네거는 캘리포니아 정치 역사상 유일하게 소환 투표를 통해 새 주지사에 오른 인물이다.

영화 '터미네이터', '토털 리콜' 등에 출연해 높은 인지도를 쌓았던 그는 2003년 소환 투표에 공화당 후보로 나섰고 당시 민주당 소속 현직 주지사 그레이 데이비스를 쫓아내고 새 주지사로 선출됐다.

18년 전 캘리포니아는 정전 사태 등 에너지 위기와 닷컴버블 붕괴에 따른 경제 침체가 맞물리면서 데이비스 주지사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팽배했고 슈워제네거는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소환 투표에서 승리했다.

캘리포니아 소환투표 이겼던 슈워제네거 "18년 전과 같다" 일침
슈워제네거는 현재 중립을 지키고 있지만, 18년 만에 다시 주지사 소환 투표를 치르게 된 정치적 배경을 언급하며 민주당 소속 현 주지사 개빈 뉴섬을 향해 방심해선 안 된다는 경고를 날렸다.

그는 CNN 팟캐스트 '토털 리콜:캘리포니아의 정치 서커스'에 출연해 "사람들이 화를 내고 실망한 데는 이유가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주택 위기와 노숙자 문제, 산불 등 자연재해 상황을 언급했다.

이어 "수백만 명이 코로나19 대처 방식과 산불, 정전 사태 등에 불만을 품고 있다"며 "노숙자들은 거리로 떠밀려 난 데 화가 났고 자영업자들은 노숙자로 가득한 환경에 불만을 표시하며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것들이 분노의 이유이며 이는 (18년 전과) 똑같은 분노"라며 "이런 불만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뉴섬에게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뉴섬 주지사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슈워제네거는 "인제야 (뉴섬 캠프가) 사람들의 불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뉴섬은 희망을 품을 수 있고 (18년 전의) 슈워제네거처럼 되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고 격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