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미국 정부의 재정 지원이 줄어 미국 소비가 주춤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오는 8일(현지시간) 공개되는 미 중앙은행(Fed)의 베이지북에서 비슷한 전망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오는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성장률과 금리 전망치(점도표)를 수정할 지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이어 Fed도 미 성장률 내리나 [정인설의 Eye Fed]

한 달 새 6.4% 6.0% 5.7%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0%에서 5.7%로 하향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말 실업률 전망치도 당초 전망치인 4.1%에서 4.2%로 끌어올렸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소비자들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험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했다. 첫째 이유로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미국 정부의 재정 지원이 줄어들고 있는 점을 꼽았다. 또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상품에서 서비스로 전화하는 과정에서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공급망 붕괴도 재고의 재입고에 영향을 미치고 잇다고 판단했다.

로니 워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델타 변이 확산이 소비가 늘어나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서비스 부문의 느린 회복이 중기적으로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18일에도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반영해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4%에서 6.0%로 내렸다.
골드만삭스이어 Fed도 미 성장률 내리나 [정인설의 Eye Fed]

Fed도 성장률 끌어내리나

지난 7월까지만 해도 모든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렸다. 지난 7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69개 투자은행의 올 상반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정치는 6.8%였다. 올 1분기에 6.4% 성장한 미 경제가 2분기엔 성장에 더 속도를 냈을 것으로 본 것이다.영국 옥스퍼드경제연구소(OEF)는 미 경제가 1984년 기록마저 뛰어넘어 7.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Fed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FOMC에서 올해 성장률을 3개월 전의 6.5%에서 7.0%로 상향 조정했다.

Fed는 그동안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해왔다. 개인 소비와 기업 투자, 정부 지출 등이 견조한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 델타변이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그런 목소리가 오는 9일 나오는 베이지북에 담길 지 관심사다. 베이지북은 FOMC에 참석하는 통화정책 위원들이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기초 자료다.

더 중요한 내용은 9월 FOMC에서 공개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공식화하고 오는 11월쯤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하는 점도표에서 금리인상 시기가 당겨질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최근들어 델타변이 확산으로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9월 FOMC에도 일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27일 잭슨홀 연설에서 연내 테이퍼링을 공식화하면서도 금리 인상 여부는 테이퍼링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으로 적용하겠다고 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