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중국 팬들이 돈을 모아 항공기, 유력 해외 매체 등에 광고를 진행했다가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계정이 정지됐다.

지난 5일 중국 관찰자망에 따르면 전날 지민의 얼굴과 생일 축하 문구로 뒤덮인 제주항공 비행기 1대가 한국에서 운항을 시작했다. 이는 중국의 지민 팬클럽이 지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한 광고 이벤트다.

해당 항공기는 3개월간 운항하며, 탑승권과 기내 종이컵에도 생일 축하 광고가 실렸다.

이 밖에도 팬들은 지민의 생일 당일인 10월 13일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더타임스에 광고를 실을 예정이다.

지민의 중국 팬클럽은 지난 4월 지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포털 바이두를 통해 모금을 진행했다. 모금액은 3분 만에 100만 위안(1억8000만원)을 돌파했고, 1시간 만에 230만 위안(약 4억원)이 넘었다.

하지만 생일 이벤트 사실이 알려진 후 일각에서 논란이 되자 웨이보는 지민 팬클럽 계정을 60일 간 정지 처리했다. 생일 이벤트와 관련한 게시물도 삭제했다. 그러면서 "비이성적인 스타 추종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은 지난 6월 미성년자 팬들의 모금 응원과 고액 소비를 유도하는 행위 등을 중점적으로 단속하고 관련 계정이나 모임은 폐쇄 조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아이돌 인터넷 팬클럽을 단속해 15만 건 이상의 글과 사진, 영상을 삭제하고 계정 4000여 개를 폐쇄하거나 일시 정지시켰다.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무질서한 팬덤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연예인 인기 차트 발표를 금지한다는 내용과 함께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 쓰는 것을 엄금하고, 연예인 팬클럽끼리 온라인에서 욕을 하거나 유언비어를 퍼트리며 싸우는 것을 금지한다. 또 연예인을 위해 모금에 나서는 팬클럽은 해산시킨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지난 2일 팬덤의 모금 활동에 대한 경고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대중문화 관리 지침을 발표했다.

중국 일부 팬클럽들은 좋아하는 연예인을 후원한다는 명목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금하고 팬별 모금 순위를 공개하고 있는데, 이러한 팬 활동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 같은 규제를 피하기 위한 팬덤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관찰자망은 중국의 팬덤이 온라인에서 '모금(集資·지즈)'이라는 용어를 피하고 대신 이 단어의 병음 앞 글자를 딴 'JZ'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