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프랑스·카타르 등 지원 표명…공항테러 등으로 5차례 시도 실패
'작전명 축구공'…아프간 여자 청소년팀 구출에 각국·단체 집결
아프가니스탄의 '자유의 상징'인 여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탈레반을 피해 호주로 대피하는 데 성공한 가운데 아직 아프간에서 탈출하지 못한 14∼16세 여자 청소년 축구팀의 구출 작전에 미국과 인도주의 단체 등이 발 벗고 나섰다.

1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전직 미군과 미 정보 당국자, 국회의원, 미국 동맹국들, 인도주의 단체, 파르쿤다 무타 아프간 여성 축구팀 주장으로 구성된 '연합군'이 아프간 여자 청소년 축구팀을 구출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들이 탈출시키려는 아프간 선수들은 총 26명으로, 선수들의 가족을 포함하면 대피 인원은 모두 133명이다.

청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가족들은 성인 대표팀 선수들이 호주로 대피한 뒤 카불을 떠나려 했지만, 공항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로 발이 묶였다고 AP는 전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관리였던 로버트 맥크리리는 "그들은 마당에서 뛰어놀고, 그네를 타고, 친구들과 어울려야 하는 어린 소녀들"이라며 "그러나 단지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큰 어려움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축구공 작전'이라고 불리는 이 임무에는 호주, 프랑스, 카타르 등이 도움을 주겠다는 관심을 표명했다"면서 "이 소녀들은 미국에 정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여자 축구팀 주장인 무타는 "이 소녀들은 망연자실했다.

그들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절망적"이라며 "이 소녀들은 지역 사회에서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고 활발한 활동을 벌였기 때문에 탈레반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맥크리리와 무타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며칠 동안 5번의 탈출 시도를 했지만, 안전을 위해 이동을 해야 했기 때문에 모두 실패했다.

대피를 원하는 선수와 가족 133명 중에는 어린이와 유아도 포함돼 있고, 이 중 많은 사람이 비행기에 탑승하는 데 필요한 여권과 다른 서류가 없어 구출 작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월드컵 2회 우승자이자 올림픽 2회 금메달리스트인 전 미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줄리 파우디도 구출 작전에 지지를 촉구했다.

그는 "인간으로서, 여성 운동선수로서 일어서서 '지금은 우리가 함께 모여 옳은 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할 수 있는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 당시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특히 아프간 여성은 남성의 동행 없이는 외출할 수 없었고, 취업 및 각종 사회 활동이 제약됐으며 교육 기회가 박탈됐다.

외출할 때는 부르카까지 착용해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