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크리스마스 대비 기술직·화물기사 등 대규모 채용
구인난에 급여 인상·인센티브 내걸어…美 고용시장 주도
미국 유통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월마트와 아마존이 대규모 인력 충원에 나섰다.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중 최대 쇼핑 대목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경제 재개에 따른 공급망 마비로 예년보다 일찍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두 경쟁 업체의 잇따른 신규 채용이 미국의 민간 고용지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美에서만 일자리 6만 개 창출
연말 대목 앞둔 아마존·월마트, 7만명 뽑는다

먼저 직원 고용 계획을 발표한 곳은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 월마트다. 월마트는 미국 민간기업 가운데 최대 고용주다. 월마트는 1일(현지시간) “미국 내 250개 지점, 샘스클럽(월마트 자회사인 창고형 할인점) 유통센터 등에서 근무할 2만 명을 고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월마트는 주문작성자 화물취급자 운전기사 등을 중점적으로 채용해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근로 형태는 시간제와 정규직을 모두 포함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자 미국 내 2위 민간 고용주인 아마존도 이날 채용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7월 취임한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몇 개월에 걸쳐 전 세계에서 5만5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직원 수 6만여 명)을 새로 세우는 것과 같은 규모다.

오는 15일부터 시작하는 채용 절차가 마무리되면 세계 아마존 직원은 33만 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인력(27만5000명)에서 20% 증가하는 것이다. 채용 인원 5만5000명 가운데 대다수(4만여 명)는 미국에서 뽑는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이번 채용으로 미국에서만 6만여 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기는 셈이다. 월마트는 영국에서 2500명을 뽑고 인도, 독일, 일본에서 나머지 인원을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의 모집 분야는 광범위하다. 재시 CEO는 “다른 부문보다 소매 유통, 클라우드 컴퓨팅, 광고 쪽에서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술직도 대거 모집한다. 엔지니어링, 리서치 사이언스 및 로보틱스 분야 등이다. 위성을 쏘아올려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이퍼 프로젝트’를 맡을 인력도 충원한다.
물류대란 가능성에 선제 대응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도 쇼핑 성수기는 어김없이 찾아온다. 미국의 연중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 26일)와 크리스마스 및 연말 시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 대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수만 명 단위의 인력 충원에 나선 이유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한 지난해 아마존은 창고 노동자 50만 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두 업체의 충원은 물류대란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델타 변이 확산 등 불확실성으로 올해 택배 물량이 전년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채용은 인력난, 해상 물류난 등 공급망 변동성과 씨름하는 유통업체들이 성수기 준비를 앞당긴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두 유통업체의 경쟁은 인력시장으로 옮겨붙었다. 미국 전역에서 인력난이 이어지자 월마트는 이번 신규 채용 직원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 150달러의 보너스를 별도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2월엔 온라인 주문 처리 직원 42만여 명의 시급을 15달러로 인상했다. 아마존은 5월께 미국 근로자의 시급을 0.5~3달러씩 올렸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22∼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만4000건 감소한 34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WSJ가 취합한 전문가 전망치(34만5000건)보다 적었다.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다. 노동부는 “고용시장이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평가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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