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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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식품 소매업체 까르푸 투자를 14년만에 손절로 마무리했다. 현지에선 '루이비통의 실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이 소유한 지주회사 파이낸시아리 아가체(Financiére Agache)가 까르푸의 지분 5.7%를 주당 16유로(약 2만1000원)에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아르노 회장은 724만유로 현금을 거뒀다. 까르푸 주가는 이날 5% 가량 급락해 15.92유로로 장 마감했다.

까르푸 투자는 각종 투자와 인수를 통해 LVMH그룹 제국을 건설한 거물인 아르노 회장의 흔치 않은 실수로 꼽힌다. 그가 2007년 까르푸에 처음 투자한 당시 주당 가격이 47유로였기 때문이다.

FT는 "까르푸 주식을 보유한 기간 동안 지급받은 배당금을 감안하더라도 까르푸의 주가하락세로 아르노 회장은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의 손절은 까르푸의 지지부진한 턴어라운드(실적개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까르푸는 프랑스 최대의 식료품 체인으로, 유럽 전역에서는 약 2000개의 슈퍼마켓과 700개가 넘는 대형 하이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부터 알렉상드르 봉파르 최고경영자(CEO)의 주도로 중국 사업 등의 구조조정과 함께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최근 몇년 간 봉파르 CEO의 비용 절감 노력으로 확보한 현금을 토대로 전자상거래에 상당한 투자를 단행하며 회생을 도모했다.

올해 1월 캐나다 최대 편의점 및 주유소 운영사 쿠체타드(Couche-Tard)로부터 주당 약 20유로에 달하는 인수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가 "까르푸는 자국의 식량 공급과 농업 기반에 중요한 전략적 사업"이라며 반대에 나서면서 협상이 무산됐다.

아르노 회장의 손절로 까르푸에는 이제 대주주 두 곳이 남게 된다. 리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백화점 그룹 갤러리 라파예트를 소유하고 있는 물린 일가가 2014년부터 약 10%의 까르푸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브라질의 억만장자 아빌리오 디니즈가 그 뒤를 이어 지분 약 8%를 갖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