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의 이란산 연료 수입, 제재 위반에 정부 '패싱'까지

레바논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란에서 연료를 수입하면서 정부의 승인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이몬드 가자르 레바논 임시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헤즈볼라가 최근 이란산 연료를 수입하면서 정부의 승인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연료 수입에 관한 우리의 역할이 제한적이다.

어쨌든 우리는 승인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가자르 장관은 이어 이란에서 연료를 실은 배가 허가 없이 들어온 것인지를 묻자 "우리는 관련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우리에게 허가 요청이 온 적은 없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말의 전부"라고 말했다.

레바논이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 연료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달 19일 연료를 실은 유조선이 이란에서 레바논으로 항해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그가 언급한 유조선은 아직 레바논에 도착하지 않았으며, 헤즈볼라 측도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의 이란산 연료 수입, 제재 위반에 정부 '패싱'까지

다만, 유조선 위치 추적 서비스업체인 탱커 트래커는 이란에서 연료를 싣고 출발한 첫 번째 선박이 현재 홍해 남부에 있으며, 2번째와 3번째 선박은 아직 출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레바논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헤즈볼라 측의 이런 일방적인 움직임에 반대파들은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헤즈볼라가 정부의 권위를 깎아내린다거나,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거스르는 행위로 위험을 자초한다는 비판이 주류다.

헤즈볼라의 이란산 연료 수입, 제재 위반에 정부 '패싱'까지

레바논은 지난 2019년 시작된 경제 위기가 코로나19 대유행과 지난해 8월 베이루트 대폭발의 충격 속에 날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국가 붕괴 직전의 극심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특히 베이루트 대폭발의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한 내각을 대체할 새로운 정부 구성이 1년 넘게 지연되는 가운데 화폐 가치가 90% 이상 폭락했다.

이에따라 연료와 의약품 등의 수입이 어려워지고 연쇄적으로 주요 산업이 멈춰서는 등 국민의 고통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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