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운동복 유니콘' 일군 英 20대…"나이키와 어깨 나란히 하겠다" 자신감
영국 피트니스 의류 기업 짐샤크를 창업한 벤 프랜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세계 1위 스포츠용품 회사 나이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배짱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8년 만에 '운동복 유니콘' 일군 英 20대…"나이키와 어깨 나란히 하겠다" 자신감
올해 29세인 프랜시스가 세운 짐샤크는 규모로 따지자면 아직은 나이키와 비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짐샤크의 연매출(2020년 8월~2021년 7월)은 약 4억파운드(약 5억5000만달러)로 나이키(444억달러·2020년 6월~2021년 5월)의 1.2% 수준이다. 짐샤크의 역사는 9년으로 역시 나이키(57년)보다 훨씬 짧다. 나이키는 세계 각국에서 인지도가 높지만 짐샤크는 아직 아시아에선 생소한 브랜드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 세계 스포츠용품업계의 이목이 짐샤크와 프랜시스에게 쏠리는 이유다. 젊은 층 사이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짐샤크 매출은 최근 4년 동안 10배 늘었다. 최근 1년 동안 직원 수는 400여 명에서 800명 이상으로 두 배가 됐다.
피자 배달로 모은 돈으로 창업
프랜시스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기업가의 꿈을 키웠다. 용광로 내장재 업체를 운영하는 할아버지의 일을 도우면서 ‘내 사업을 일구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프랜시스의 관심사는 피트니스와 정보기술(IT)이었다. 학교에서 IT 수업을 들으면서 홈페이지와 앱 제작 능력을 길렀다. 그는 이미 10대 초반에 자동차 등록 번호판을 판매하는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등 제작에 소질을 보였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열심히 운동하며 ‘몸만들기’에도 열중하는 10대 시절을 보냈다. 그는 “두 가지 관심사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피트니스 관련 웹사이트와 앱을 여럿 만들게 됐다”며 “처음엔 그저 재미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프랜시스는 영국 버밍엄에 있는 애스턴대 국제경영학과에 진학한 뒤 사업을 구체적으로 추진했다. 2012년에는 짐샤크 웹사이트를 개설해 고등학교 친구 루이스 모건과 함께 단백질 보충제 와 같은 운동 보조식품을 팔았다. 웹사이트에서 판매자와 고객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사업이었다. 중개 역할만 하면 되기 때문에 재고 문제로 골치 썩을 일 없이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는 단백질 보충제 판매로 번 자금에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을 합쳐 재봉틀과 스크린프린터를 샀다. 부모 집에 딸린 차고에서 피트니스 의류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재봉 기술을 익혔다. 본격적으로 피트니스 의류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프랜시스는 “하루에 주문 10건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며 “종일 일해야 12~15벌을 만들었지만 정말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창업 8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우선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통했기 때문이다. 프랜시스는 유명 보디빌더와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들에게 공짜로 옷을 보내고 소셜미디어에 후기를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그 덕에 짐샤크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현재 짐샤크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는 543만 명에 달한다.

남다른 디자인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프랜시스는 10대들이 성인과 다른 취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간파했다. 10대는 날씬해 보이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당시 미국산 피트니스 의류들은 10대 기준으로는 죄다 펑퍼짐했다”며 “옷을 몸에 딱 맞게 디자인해 날씬해 보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짐샤크는 지난해 미국 투자회사 제너럴애틀랜틱으로부터 2억파운드(약 3216억원)를 투자받았다. 이때 10억파운드(약 13억달러·1조6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창업 8년 만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이 됐다.

짐샤크는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도 누렸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다른 의류회사들은 줄줄이 점포 문을 닫아야 했지만 짐샤크는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별 타격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운동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재규어, 랜드로버 같은 영국 대표 브랜드가 목표
프랜시스는 2015년 짐샤크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이달 초 복귀했다. 그동안 CEO는 리복 출신인 스티브 휴잇에게 맡겼다. 프랜시스는 “20대 초반에는 나 자신이 CEO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축구로 치면 선수도 하고 감독도 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혼란스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최고기술책임자(CTO)부터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최고제품책임자(CPO)까지 여러 직책을 순환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프랜시스는 “돌이켜 보면 CEO에서 한발 물러선 것은 잘한 일이었다”며 “다양한 시각에서 회사 경영을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프랜시스의 목표는 짐샤크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캐나다에는 룰루레몬, 미국에는 나이키와 언더아머, 독일에는 아디다스와 푸마가 있다”며 “짐샤크가 영국의 대표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재규어, 랜드로버처럼 짐샤크도 영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짐샤크는 131개국에서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미국이 전체 매출의 40~45%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크다. 이어 영국 독일 캐나다 호주 북유럽에도 진출했다. 프랜시스는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 높이는 한편 아시아 시장으로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