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전히 미국의 전쟁범죄 잊지 못해"
중국, 해리스 베트남 방문에 "주변국 이간질" 맹비난
중국이 베트남 순방 중 '중국의 위협'을 거론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향해 자국과 주변국을 이간질했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베트남 주재 중국대사관은 26일 홈페이지에 '해리스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 중 중국 공격 발언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중국대사관은 "세계적으로 미국이 아프간에서 급하게 도망친 것에 집중하는 시기에 미국 정부는 일부러 베트남을 찾아 중국과 주변국의 관계를 악의적으로 이간질했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중국에 더 큰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지금도 전쟁의 상처에 시달리고 있다며 '베트남 전쟁'을 소환해 반미감정을 자극했다.

중국대사관은 "46년 전 베트남 전쟁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기억을 깨우고 싶은 것이냐"며 "미국이 전쟁 기간 투하한 엄청난 양의 폭탄, 지뢰, 고엽제 등으로 베트남 국민은 여전히 상처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이 중국과 주변국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려는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노력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하게 대응했다.

중국대사관은 "중국과 주변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의견 차이를 극복해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유지할 자신이 있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나 항행의 자유가 아니라 자국 군함이 남중국해에서 제멋대로 다니는 자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미국은 국가의 주권과 발전 이익을 지키겠다는 중국의 의지와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며 "지역 국가들은 미국의 지휘봉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미국의 반중 열차에 뛰어오르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