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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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이 자체적인 선거관리위원회 출범을 고려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공방에 휘말릴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몇 달 전부터 학계와 정책 전문가들과 함께 선거를 관리할 위원회에 대해 논의해왔다. 위원회는 2022년 미국 중간선거 전인 올가을에 출범할 예정이다. 선거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에 대한 처리와 정치광고에 대한 결정을 담당한다.

이번에 설립될 위원회는 2018년 설치된 페이스북 감독위원회의 강화된 후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감독위원회는 2018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제안으로 설립됐다.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페이스북이 방치했다는 비판이 지속되자 외부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감독위원회가 출범됐다. 감독위원회는 페이스북의 결정을 통보받고 검토하는 기관이다. 반면 페이스북 선거관리위원회는 자체적으로 계정을 삭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사진=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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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페이스북의 이러한 움직임이 책임감을 덜기 위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페이스북은 정치와 관련해 허위·조작 정보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과 편향성 시비에 휘말려왔다.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페이스북의 조치가 단적인 예다. 지난 1월 허위 정보로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동한 트럼프가 미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일으킨 후 페이스북은 그의 계정을 정지했지만, 보수주의자들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있다는 비난도 받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이 정치적 콘텐츠에 대한 유일한 결정권자로 비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거를 앞둔 나라들이 많아지면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헝가리, 독일, 브라질, 필리핀 등은 내년에 선거를 치른다. 9월에 선거를 앞둔 독일에서는 이미 오보가 퍼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