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당시 "미국 반대 안해"…1년 뒤 탈레반 재합류
탈레반, 국방장관 대행에 관타나모 수용 인사 지명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국방장관 대행으로 테러범 수용소로 악명높은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수용소에 수감됐던 인물을 지명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이 지명한 압둘 카윰 자키르(48) 국방장관 대행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7년 관타나모에서 풀려났다.

그는 2001년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아프간을 침공한 미군에 체포됐다.

자키르는 석방 당시 미 당국에 "미국인들이 나의 고국을 재건하고 있어 기쁘다.

미국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지만, 1년 뒤 탈레반에 다시 합류했다.

그는 탈레반 총사령관이 되기 전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 아프간 보안군 및 미군 등과의 교전을 지휘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은 자키르가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인 사다르 이스마일 카니와 친구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과거 이란에서 정교한 무기 체계를 지원받은 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아랍권 매체는 자키르가 이달 초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이끌던 아프간 정부 붕괴 후 대통령궁으로 진입했던 탈레반군을 총괄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미 국방부가 탈레반의 자키르 지명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최근 아프간을 찾아 탈레반의 실질적 지도자로 평가받는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비밀회동을 했다.

바라다르 역시 CIA와 파키스탄이 합동으로 벌인 작전에서 체포돼 8년간 수감 생활을 하고 2018년 풀려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