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9조원 이어 핀둬둬도 1조8천억 농촌 기부 약속
지난 1년간 30조원 기부한 IT기업들…기부 또 기부
시진핑 '공동부유' 외치자 中기업 거액 기부 잇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장기 집권 기반을 다지기 위해 '공동 부유' 목표를 전면화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당국의 고강도 규제를 받는 중국의 대형 인터넷 기업들이 잇따라 거액의 기부를 약속하고 나섰다.

25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나스닥 상장사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핀둬둬는 24일(미국 시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100억 위안(약 1조8천억원)의 농업과학기술전담 기금 조성 계획을 밝혔다.

농업과학기술기금은 농촌 지역이 당면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영리 목적에 쓰일 예정이다.

중국에서 도농 격차는 빈부 격차와 더불어 사회 양극화의 핵심 문제 중 하나라는 점에서 핀둬둬의 이번 기부 계획 발표는 시 주석이 주창한 '공동 부유' 캠페인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핀둬둬는 창업 후 이제 겨우 흑자 전환을 모색하는 단계여서 당장 100억 위안의 큰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핀둬둬는 지난 2분기 24억1천500만 위안의 순이익을 냈다.

핀둬둬는 창사 이래 2020년 3분기 첫 흑자를 냈고 이번에 두 번째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차이신은 핀둬둬가 향후 이익 중 상당 부분을 이번에 약속한 농업 기부에 쓰게 된 것과 관련해 "2분기 이익을 냈지만 지속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수익 구조가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핀둬둬의 거액 사회 기부 약속은 중국 공산당이 '공동 부유' 목표를 전면에 앞세우면서 기업과 부유층의 '사회 보답'을 요구한 가운데 이뤄졌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18일 시 주석을 비롯한 핵심 지도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를 열고 분배의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공동 부유' 목표를 전면화했다.

당 지도부는 이 회의에서 "고소득 계층에 대한 조절을 강화해 법에 따른 합법적 소득은 보장하면서도 너무 높은 소득을 합리적으로 조절하고 고소득 계층과 기업이 사회에 더욱 많은 보답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 결과가 발표된 당일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는 500억 위안(약 9조원)을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안팎에서는 당국이 인터넷 분야를 중심으로 민영 기업 규제와 관리를 대폭 강화한 상황이어서 중국 기업들이 공산당이 요구한 '사회 보답'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많다.

당국의 고강도 규제 속에서 중국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당국의 '공동 부유' 전면화 전에도 이미 거액을 사회에 기부한 바 있다.

홍콩 명보(明報)는 자체 분석 결과 지난 1년간 알리바바·텐센트·바이트댄스·핀둬둬·메이퇀·샤오미 등 6대 빅테크 기업이 총 2천억 홍콩달러(약 30조원)를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