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5천명·군용기 100대 등 키예프에 동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으로 인한 양국 간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24일(현지시간) 옛 소련에서 독립을 선포한 날을 기리는 '독립기념일' 30주년을 맞아 대규모 군사 행진을 펼쳤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수도 키예프 중심가 흐레샤틱에서 펼쳐진 군사 퍼레이드에는 5천 명의 군인과 400대의 각종 군사 장비, 100대의 군용기가 동원됐다.

우크라, 독립기념일 맞아 사상 최대 군사행진…러시아 겨냥
이 같은 페레이드 규모는 지난 1991년 독립 선포 이후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국가 지도부가 퍼레이드에 참석했다.

흑해 연안의 남부 도시 오데사에선 군함을 동원한 해상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인터뷰에서 "올해처럼 중요한 해에, 그리고 중요한 정상회담이 열린 때에 우크라이나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대규모 퍼레이드를 펼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지속해서 국방예산을 늘리고 있으며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가 언급한 정상회담은 전날 키예프에서 개최된 '크림 플랫폼' 국제회의를 의미한다.

우크라이나는 23일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 반환을 위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려고 세계 40여 개 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들을 키예프로 초청해 정상급 국제회의인 크림 플랫폼을 열었다.

우크라, 독립기념일 맞아 사상 최대 군사행진…러시아 겨냥
회의에는 발트 3국과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몰도바, 슬로베니아, 핀란드 등 9개국 대통령이 참석했으며,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동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2019년과 2020년에는 "군사 장비들은 전선에 있어야 하며 서커스에 동원돼선 안 된다"며 독립기념일 군사 퍼레이드를 취소했었다.

올해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는 크림 사태 이후 관계가 최악으로 악화한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옛 소련 국가인 우크라이나에서 친서방 세력이 집권한 2014년 3월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러시아 귀속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 96% 이상이 찬성한 결과를 근거로 반도를 병합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을 무력으로 점령한 상태에서 실시한 주민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서방은 이런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며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크림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도 독립을 선포하고,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상대로 무력 항쟁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우크라, 독립기념일 맞아 사상 최대 군사행진…러시아 겨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