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서 9억원 내려도 유찰…베이징 등 '쉐취팡' 규제 잇따라
중국 각지 규제에 하늘 찌르던 명문 학군 집값 급락

중국 대도시에서 이른바 '좋은 학군'의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가 각지의 규제 속에 급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의 명문 학군에서 시세보다 500만 위안(약 9억원) 이상 싼 가격에 나온 아파트가 유찰됐다고 중국중앙방송(CCTV) 등이 보도했다.

선전의 중심인 푸톈(福田)구에 있는 116㎡의 이 아파트는 1천969만 위안(약 35억원)에 경매에 나왔었다.

이 아파트는 주변에 외국어초등학교 등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가 있으며 동일 평형의 시세는 2천500만∼3천만 위안으로 1㎡당 가격은 20만 위안(약 3천600만원)이 넘는다.

중국에서는 명문 학교 근처의 주택을 일컫는 '쉐취팡'(學區房)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다뤄진다.

좋은 학교 근처에 집이 있으면 자녀를 그 학교에 입학시킬 수 있어 선호도가 높으며 가격도 몇 배 비싸다.

앞서 푸톈구의 다른 지역에 있는 104.7㎡짜리 아파트는 경매 시작가가 1천84만 위안으로 시세보다 30%가량 쌌는데도 결국 유찰돼 2차 경매 가격이 867만 위안까지 내려갔다.

지난 1일 선전시가 교육 불공평을 해결하기 위해 새 조례 초안을 발표한 것이 쉐취팡 가격의 추락을 야기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제까지는 한 아파트에서 특정 초등학교나 중학교 1곳으로만 진학했다.

그러나 새 제도에 따르면 앞으로는 학군 범위를 넓혀 한 아파트에서 2∼3개 학교를 지원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교사 순환 근무제도 도입된다.

선전시의 조례는 아직 의견 수렴 단계지만 이미 적지 않은 집 주인들은 100만 위안 이상 가격을 낮춰 집을 내놨다.

베이징에서도 지난달 말 한 단지에서 여러 학교를 진학하도록 하는 등 선전시와 비슷한 조치를 발표했다.

도심 시청(西城)구의 일부 학군은 최근 한 달 사이 거래량이 50% 이상 감소했고 거래 가격은 3∼5% 내려갔다.

중관춘(中關村) 지역에서는 1㎡당 평균 가격이 새 정책 발표 전 17만∼18만 위안에서 14만∼15만 위안으로 떨어졌다.

한 중개인은 "최고 100만 위안을 낮춰서 파는 사례도 봤다"고 말했다.

중국 각지에서는 쉐취팡을 겨냥한 정책이 잇따르고 있다.

상하이는 올해 3월 학군 밖의 학생들을 더 많이 받도록 정책을 개편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을 비롯해 충칭(重慶), 시안(西安), 샤먼(廈門), 청두(成都), 다롄(大連), 난징(南京), 허페이(合肥) 등 10개 넘는 도시가 쉐취팡 관련 대책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지방 정부들의 이런 조치가 최근 시 주석이 새롭게 내건 '공동 부유'의 기조와 관련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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