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여성 언론인 해고 및 재택근무 명령 "집으로 가라"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여성들의 외출, 교육, 사회활동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성 언론인을 해고하고 재택근무 명령을 하는 등 언행불일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국영방송 RTA 간판 앵커이자 기자인 샤브남 다우란은 "방송국 출입을 금지당했다. 정권이 바뀐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출근했는데 출입증을 제시해도 사무실로 들어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다우란은 텔레반이 자신을 향해 "정권이 바뀌어서 당신은 더 이상 일할 수 없다.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우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생명을 위협받고 있으니 세상이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같은 방송국 앵커인 메르 무살 아미리 역시 화장을 하고 히잡 착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위협
받았다. 방송국 본부 스튜디오에 침입한 탈레반 무장대원들은 아미리에게 "집에 머물고 돌아오지 말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RTA의 또 다른 여성 앵커인 사하르 나사리는 카불 시내에서 취재 도중 탈레반 대원들에게 폭행을 당했고 이 방송국 기자 카디자 아민 역시 회사로 출근했지만 사무실에는 들어가지도 못했다.

파즈와크 통신사 소속 여성 기자 18명은 동시에 재택근무 지시를 받았다. 그들은 여성의 직업 관련 규정을 정할 때까지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강요를 받았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