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임신부가 출산 직전에 입원할 병원을 찾지 못하고 집에서 낳은 아기가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19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지바(千葉)현에 거주하는 30대 임신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택에서 요양 중이던 지난 17일 저녁 갑자기 산기가 나타나 입원할 병원을 물색했다.

임신 29주 차로 경증 환자였던 이 여성은 그러나 입원할 병원을 찾지 못하고 몇 시간 후 집에서 아들을 낳았다.

조산으로 인해 아기는 응급 처치가 필요한 상태였고, 산모와 함께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진 뒤였다.

산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감염 日임신부 자택 출산 아기, 응급처치 못 받아 사망
일본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전용 병상 부족으로 의료체계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의 출산은 병원 내 감염 가능성 때문에 산부인과 병원 중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곳이 제한돼 있다고 한다.

구마가이 도시히토(熊谷俊人) 지바현 지사는 "임신부 등 입원해야 할 사람들이 입원하지 못하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어떤 지원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공간에선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는 자괴감 섞인 분노가 분출하고 있다.

한 일본 네티즌(MWY****)은 "(산모가) 입원한 상태에서 (아기가) 제대로 치료를 받았다면 목숨을 구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임신 9개월이라는 한 네티즌(mik****)은 "코로나에 걸리지 않도록 매일 행동을 조심하지만, 최악의 경우엔 그래도 입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일해서 세금을 내도 국가가 생명을 지켜 주지 않는 상황을 맞았다고 썼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병상 부족으로 입원하지 못하고 자택에서 요양 중 병세가 급격히 악화해 사망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도쿄도(都)는 확진 판정을 받고 자택에서 요양하던 부모와 자식 등 일가족 3명 가운데 백신 미접종 상태에서 당뇨병을 앓던 40대 엄마가 지난 12일 갑자기 사망했다고 전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