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오전 8시 30분 발표되는 7월 소매판매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소비가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소매판매는 소비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난주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전월 81.2에서 7월 70.2로 급락한 뒤 월가 금융사들은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면서 경기 회복을 방해하고 있는 탓입니다. 그래서 7월 소매판매에 대한 월가의 컨센서스는 전월 대비 0.3% 감소였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3%, JP모간도 -1.5% 이상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주요 지수 선물은 0.3~0.4% 하락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오전 8시 30분 7월 소매판매는 6월보다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NG증권은 "예상보다는 훨씬 낮았지만, 재앙적 수준은 아니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주요 지수 선물은 더 떨어졌고 한 시간 뒤인 오전 9시 30분 0.7~0.9% 수준의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뉴욕 채권시장의 10년물 금리는 발표 이전 연 1.22%(전날 종가 1.26%) 수준에서 발표 이후 1.27%대로 회복됐습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시장이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더 나쁜 수치를 예상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금리는 이날 끝까지 이 수준을 지켜 1.26% 수준에서 마감됐습니다.
7월 소매판매의 세부 내용을 보면 전반적으로 감소세가 나타났습니다. 레스토랑 등에서의 소비도 증가세는 유지했지만, 증가율이 전월보다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델타 변이 확산의 영향은 확실해 보입니다.
자동차와 부품 판매는 3.9% 감소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자동차 재고가 적고 가격이 많이 오른 영향으로 분석됐습니다. 온라인 판매도 3.1% 감소했습니다. 이는 6월에 있었던 아마존 프라임데이 행사 영향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의류 판매도 2.6% 줄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3분기에 경기 지표와 성장률, 기업 이익, 물가 등이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피크 에브리씽'(Peak Everything, 모든 것의 정점) 현상이 경제 전반에 나타날 것이 확연해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델타 변이 신규 감염자 수도 일부 피크 가능성을 보입니다. 뉴욕타임스가 집계하는 신규 감염자 숫자는 16일 7일 이동평균 기준으로 14만 명까지 늘어났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는 지난 13일 12만1000명 수준을 정점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경제 봉쇄 등은 거론되고 있지 않습니다. 백신을 맞은 사람은 여전히 심한 증상이나 사망 등으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해 1월부터 8월 초까지 백신 접종자의 돌파 감염 사례가 19만3204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많은 숫자이긴 하지만 미국의 백신 접종인구 1억3600만 명의 약 0.1%에 불과합니다. 미국 보건부는 돌파 감염 사례는 확진자의 아주 작은 부분에 그치며, 입원이나 사망 사례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WSJ에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의 대형의료기관인 존뮤어헬스의 조지 버넷 감염병 전문가는 WSJ 인터뷰에서 "실제 병원에 입원하는 돌파 감염 사례는 80세 이상이거나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들뿐"이라며 "기본적으로 현재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사람은 모두 백신 미접종자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델타 변이로 인한 확산세도 시간문제일 뿐 어쨌든 꺾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918~1919년 세계를 휩쓸었던 스페니시 플루도 세 차례 커다란 감염 확산세(웨이브)를 만든 뒤 사라졌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류에게 면역력이 생긴 때문일 겁니다.
2017~2019년 미 식품의약국(FDA)을 이끌었던 스콧 고틀립 박사는 지난 9일 CNBC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로 인한 감염 증가세는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마지막 파동'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백신 접종 혹은 이전 감염을 통해 인구 전반이 면역에 노출돼 대규모 감염을 멈출 정도에 도달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 교사들과 가진 화상 타운홀 미팅에서 "델타 변이 확산이 경제에 영향을 미칠지가 불분명하다"라며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와 함께 살고 있으며 한동안 그런 삶이 계속될 것이다. 사람들과 기업들은 이에 적응해 사는 법을 배웠다"라고 말했습니다.
어쨌든 델타 변이 감염 확산으로 인해 각종 경제 지표는 앞으로 좀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초에는 감염자 수가 하루 2만 명 수준(7일 이동평균 기준)이었고, 7월 마지막 주에도 하루 7만 명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0만 명을 훌쩍 넘고 있는 상황입니다. 8월 지표가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미시간대 8월 소비자 태도 지수가 급락한 게 그 명확한 예입니다.
이날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8월 주택시장 지수도 75로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전월 80에서 하락한 겁니다. NAHB는 주택가격 상승과 건설비용 증가, 공급 부족 등을 그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다만 7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9% 증가해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예상치 0.5% 증가보다 높았습니다. 이는 자동차와 부품 생산이 11.2% 증가한 영향이 컸습니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공장가동을 중단했던 자동차 업체들이 7월에는 다시 생산에 나선 덕분으로 풀이됐습니다.
BMO글로벌에셋매니지먼트의 존 애덤스 선임 투자전략가는 이날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델타 변종 확산과 인플레이션, 정책적 불확실성, 출렁이는 경제 데이터 등 단기적으로 불안감을 느낄 밖에 없는 많은 이유가 있다"라면서 "한두 달 정도 단기 조정을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기로 보면 전망에 대해 꽤 건설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닝시즌은 예외적으로 좋았고 경제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책과 바이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가을에는 훨씬 더 명확해질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주식 비중 확대'를 유지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다우는 한때 505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또다시 저가매수가 유입돼 하락 폭을 282.12포인트, 0.79%까지 줄였습니다. S&P 500지수는 0.71%, 나스닥은 0.93% 내린 채 장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이날 하락 폭은 7월19일 이후 거의 한 달여 만에 가장 큰 폭이었습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는 카니발, 아메리칸항공, 메리어트 등 여행주는 각각 2% 이상 하락했습니다. 반먄 백신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모더나는 7.5%, 화이자는 3.1% 급등했습니다.
이날 하락에는 알리바바, JD닷컴 등 중국 기술주들이 3~4%씩 떨어진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중국 경쟁 당국이 17일 인터넷 사업에서 이용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부당 경쟁행위를 금지하는 규칙을 만들어 의견수렴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탓입니다.
'피크 에브리씽' 현상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매달 실시되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FMS) 결과에서도 나타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운용자산 7490억 달러를 관리하는 257명의 펀드매니저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추세 이상의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란 응답은 69%로 낮아졌습니다. 지난 6월 사상 최고인 76%를 기록한 뒤 꺾인 것입니다. 물론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27%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팬데믹 직후인 작년 4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지난 3월엔 91%의 응답자가 세계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했었습니다.
기업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비율은 41%로 전월의 53%에서 1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지난 3월 기록한 최고치인 89%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특히 투자자들은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기업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란 응답이 지난달보다 5%포인트 더 늘어난 70%에 달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추진 중인 인프라딜 규모에 대한 예상은 1.7조 달러로 전달의 1.4조 달러보다 커졌습니다. 최근 의회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테이퍼링의 구체적 시기를 밝히는 때로는 9월을 지목하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8월 말 잭슨홀 회의 때라는 응답이 2위(전달 1위)였지만 응답자 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경기 회복이 불확실해지고 있는 상황 탓으로 보입니다.
또 Fed가 팬데믹 이후 처음 기준금리를 인상할 시기로는 2022년 하반기를 꼽는 이가 가장 많았습니다. 다만 응답자 수는 전달보다 줄었고 2023년 상반기, 혹은 하반기를 꼽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늘었습니다.
이들은 시장 위험으로 인플레이션, 테이퍼 텐트럼, 델타 변이, 자산 버블, 중국 정책 등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위험으로 꼽힌 인플레이션도 응답률이 22%에 불과해 역설적으로 뚜렷한 위험이 없다는 걸 시사했습니다.
이들은 악화하고 있는 중국 경기와 관련, 중국 정부가 완화적 정책을 택할 것으로 응답(78%)했습니다. 지난달 44%에서 급증한 것입니다.
성장, 경기 등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펀드매니저들은 어떻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었을까요.
이들의 현금 비중은 전달 4.1%에서 4.2%로 살짝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주식에 대해 '비중 확대'하고 있다는 답한 응답자는 54%로 지난 4월의 62%에 비해 소폭 낮아졌습니다.
비중을 가장 낮추고 있는 건 원자재였습니다. 원자재에 대해 '비중 확대'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7%에 그쳐 7월의 29%에 비해 크게 낮아졌습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는 헬스케어, 보험, 유틸리티 및 현금에 대한 보유 포지션을 늘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재주, 원자재, 신흥시장, 에너지 부문에 대한 노출을 줄였습니다.
성장주 중심의 투자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이 가까워온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는 17일(현지시간) 최근 나온 경제지표를 고려할때 Fed가 테이퍼링을 앞당길 수 있다고 했다. 리사 샬럿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투자자들이 경제지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예상을 웃도는 인플레이션이나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Fed가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시기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더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Fed의 확장정책 축소가 불황을 가져올 것을 염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Fed 인사들이 테이퍼링 시기가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달로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제 지표도 개선이 뚜렷하다. 먼저 고용상황이 나아졌다. 7월 미국 일자리 보고서에서 신규 고용은 95만명이 늘어났다. 실업률도 5.4%로 전월대비 0.5% 떨어졌다. 샬럿 CIO는 "직장 복귀가 일시적으로 지연되기도 했지만 대면 수업이 시작되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앞으로 2~3개월 동안 장애물이 해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12월까지 실업률이 3.3%까지 떨어지고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연준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글로벌 공급망 불균형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모건스탠리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샬럿 CIO는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전보다 5.4% 상승했고, 이는 30년만의 최고치"라며 "Fed의 과거 인플레이션 목표인 2% 보다 높은 수치고, 새로운 기준인 '유연한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2%보다 높게 정해지는 것을 고려해도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그동안은 Fed이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정책적 인내심을 유지해왔지만 경제 지표를 고려할때 정책 전환이 머지 않았다는 것이 모건스탠리의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성장주 중심 투자자들에게 투자처 조정을 조언했다. 샬럿 CIO는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성장주, 성장주 ETF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이익을 실현하고 경제성장과 연관이 큰 주식, 배당 상승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할만 하다"고 했다. 뉴욕=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모건스탠리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관심을 가질 기업으로 매디슨 스퀘어 가든(MSG) 스포츠를 꼽았다. 17일(현지시간) CNBC는 모건스탠리의 분석을 인용해 "포브스가 추정한 프랜차이즈 가치와 최근 주요 스포츠 팀의 매출을 고려할때 현재 시장은 MSG 스포츠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벤자민 스윈번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MSG스포츠는 NBA의 뉴욕닉스, NHL(내셔널하키리그)의 뉴욕 레인저스를 보유하 기업"이라며 "닉스의 가치만 따져도 MSG스포츠의 주가는 181달러는 돼야한다"고 말했다. MSGS의 현재 주가보다 17% 높은 가격이다. 모건스탠리는 MGS스포츠가 저평가 된 이유로 대주주인 돌란 패밀리가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돌란 패밀리는 최근 두 개의 MSG 회사를 새로 설립된 매디슨 스퀘어 가든 엔터테인먼트로 합병하는 것을 주관했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 엔터테인먼트는 지역 스포츠 텔레비전 방송사와 경기장 등을 가지고 있다. 스윈번 애널리스트는 "MSG가 MSG스포츠를 MSG엔터테인먼트에 다시 합병할 의도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은 우려하고 있고, 이에 따라 주가도 저평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의 목표주가는 228달러다. MSGS의 현재주가에서 47%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는 셈이다. 뉴욕=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17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은 소폭 하락하며 출발했지만 상승세는 대단합니다. S&P500지수는 어제 종가기준 4479.71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3월 23일 팬데믹 와중에 기록했던 최저치 2237.40의 두배에 달합니다. 불과 1년 반만에 지수가 2배로 오른 건데요, 이같은 회복 속도는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빠른 것이라고 합니다.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헬스케어 업종이었고,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모더나였습니다. 모더나는 이 기간동안 1307%가 올랐습니다. 지난해 3월 23일 모더나의 종가는 26.57달러였는데요. 16일 373.86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카지노 주식인 시저스 엔터테인먼트, 생황용품 업체인 배쓰앤바디웍스 등도 같은 기간 700%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소매 업체인 홈디포와 월마트의 실적 발표가 있었습니다. 먼저 월마트는 시장 전망치는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2분기 코로나 확산 둔화에 따른 소비 회복 덕분입니다. 주당순이익은 1.78달러로 예상치인 1.57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매출도 1410억달러로 전망치를 상회했습니다. 식품 뿐 아니라 반려동물, 미용, 유아 용품 등의 판매도 늘었습니다. 다만 오프라인 매출이 늘면서 온라인 성장률은 6%에 그쳤습니다. 홈디포는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봉쇄 상황에서 집에만 있던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면서 DIY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2분기 홈디포의 점포 매출은 3.4%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최근 2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4.9%를 밑도는 성적입니다.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홈디포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4% 넘게 하락했습니다. 좋은 실적을 발표한 월마트도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내 코로나 확산세에 따른 우려 때문입니다. CNBC에 따르면 미국의 오레곤, 하와이,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플로리다 등 백신 접종률이 낮은 주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경제 반등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집니다. 이날 발표된 7월 소매판매도 전월대비 1.1%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보다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백신 접종 후 8개월 후에 부스터샷을 맞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것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있게 지켜볼만 합니다.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테슬라 하락에 베팅한 것도 주목할만 합니다. 마이클 버리가 운영하는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는 2분기 13F을 보고했습니다. 13F는 1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투자기관이 분기별 보유주식 현황을 보고하는 보고서를 말합니다. 분기가 끝나고 45일 안에 내도록 돼 있어 지난 주말을 전후에 주요 기관들의 포트폴리오가 공개돼고 있습니다. 회사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버리는 테슬라 풋옵션을 107만 5500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분기의 80만100주에서 34.4%나 늘어났습니다. 풋 옵션은 테슬라 주식이 하락했을때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공매도와는 조금 다른게 주식을 특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보고서를 통해 풋옵션의 정확한 매수 가격이나 행사 가격은 알 수 없기 때문입다. 지금 이익을 봤는지는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풋 옵션의 기초 자산이 되는 테슬라 주식의 시장 가치는 7억3100만달러(약 8523억원)에 달합니다. 동시에 마이클 버리를 아크 상장지수펀드(ETF) 풋옵션에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크 ETF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투자자죠. '돈나무 언니' 캐시우드가 운용하는 ETF입니다. 앞서 테슬라 하락 베팅과 결은 비슷합니다. 캐시우드는 테슬라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가지고 있고 ETF의 10% 정도를 테슬라 주식으로 담고 있습니다. 아크인베스트가 보유한 주식이 엘론 머스크가 보유한 것보다 많을 정도입니다. 이에 대해서 캐시우드가 17일 오전 답을 내놨는데요,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캐시우드는 이날 트위터에서 "마이클 버리는 펀더멘탈에 기초해서 주택 모기지 시장에서의 재앙을 인식했었지만, 폭발적인 성장과 투자기회를 주고 있는 혁신 산업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관련해서 앞서 말씀드린대로 지금은 13F시즌입니다. 레이 달리오, 워런 버핏, 세스 클라만 등 세계적인 대가들의 포트폴리오가 궁금하시다면 이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찾아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민연금이 미국 시장에서 어떤 종목에 투자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