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아프간은 대만운명 전조…美매달리다간 전쟁 감당해야"
중국 관영 매체가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에 함락된 것을 놓고 "대만은 아프간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공세를 폈다.

환구시보는 17일 사설에서 아프간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함락시킨 것은 1975년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동맹인 남베트남을 버려 사이공이 함락되고 미국이 자국민을 긴급히 대피시킨 일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미군이 2019년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족을 버리고 급작스럽게 철수했다고도 언급했다.

신문은 "미국이 카불 정권을 버린 것은 아시아 일부 지역, 특히 대만에 큰 충격을 줬다"면서 아프간 상황에 대해 "대만의 운명에 대한 모종의 전조인가?"라고 물음을 던졌다.

이어 대만도 미국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아프간의 지정학적 가치는 대만보다 절대 낮지 않지만, 너무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미군이 철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대만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에 가장 '가성비'가 좋은 동맹"이라면서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팔고 대만 당국이 반중 정책을 펴도록 정치적 지지를 보내며 가끔 대만해협에 군함과 군용기를 보낸다"고 말했다.

신문은 "미국은 대만에 돈 한 푼 안 써도 되며 오히려 무기 판매와 돼지고기, 소고기 판매로 돈을 번다.

이는 완전히 수지맞는 지정학적 정치 거래"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대만의 일부 인사들이 대만과 아프간은 다르며 미국이 대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혼자만의 착각'이라고 일축했다.

신문은 미국이 20년간 아프간에서 1조달러(약 1천100조원)를 투입하고 2천명 넘는 미군이 전사하는 대가를 치렀다면서 "미국이 대만을 위해 얼마나 많은 병력과 돈을 희생할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미국은 어쨌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대만해협에서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대만의 방어는 몇 시간 만에 무너지고 미군의 지원은 오지 않아 대만은 항복할 수밖에 없으며 고관들은 비행기를 타고 도망가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대만에 최선의 선택은 정세가 전쟁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의 허벅지에 매달려 대륙(중국)에 대항하는 노선을 바꿔야 한다.

정치적인 방식으로 대만해협의 평화를 지켜야지 미국의 전략적 장기 말로 전락하면 결국 전쟁 발발의 결말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어제는 사이공, 오늘은 아프간, 내일은 대만?'이라는 문구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미국의 도망은 대만 분리주의자에 대한 경고이자 예측"이라고 평가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학 교수는 미국의 아프간 실패는 대만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며 대만 정부는 이런 우려를 축소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철수는 미국이 동맹을 돌보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언제나 우선으로 챙긴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