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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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의 BHP그룹이 석유 사업을 호주 석유기업 우드사이드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각국 투자자와 정부로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압박이 강해진 데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BHP그룹의 석유 사업의 가치는 150억달러(약 17조23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성사되면 BHP그룹의 석유 사업이 우드사이드에 합병될 전망이다.

BHP그룹의 석유 사업은 확실한 돈줄로 통했다. 올해에만 20억달러에 달하는 수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BHP그룹은 석유 사업으로 앞으로 최소 10년간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투자자와 정부의 압박에 사업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BHP그룹은 탄광 사업도 매수 대상자를 찾고 있다.

시장에서는 BHP그룹과 우드사이드 중 어느 쪽이 이번 거래의 승자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BHP그룹의 석유 사업은 내년 기준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약 5.9배로 추정된다. 투자 후 5.9년 안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BHP그룹의 석유 사업이 앞으로 10년 이상 이익을 낼 수 있음을 고려하면 우드사이드에도 나쁘지 않은 거래다. 하지만 로이터는 "정부와 투자자들의 탄소 배출 저감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BHP그룹은 앞으로 미래 지향적인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알짜 사업인 철광석과 구리에 재생에너지 관련 원자재 사업을 추가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BHP그룹은 석유 사업이 매각되면 대규모 캐나다 원자재 프로젝트에 착수해 칼륨, 철광석, 구리, 니켈 등의 생산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사울 카보닉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석유 부문은 더 이상 BHP의 포트폴리오나 미래 지향적인 전략에 적합하지 않다"며 "BHP는 최대한 빨리 석유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