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면역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는 기대는 환상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왔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의 확산에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전체 인구의 90%가량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앞으로 100년 이상 코로나19와 공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전염병학회(IDSA)는 델타 변이가 집단면역 기준을 80~90%로 끌어올렸다고 추정했다. 기존에는 인구의 60~70%가 백신을 접종하면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었지만, 델타 변이 등장 이후론 최대 90%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롭게 등장하는 변이 바이러스 탓에 높은 백신 접종률도 집단면역을 보장하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렉 폴란드 메이오클리닉 백신연구소장은 “95%의 백신 접종률로도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신 공급 차질, 접종 기피 문제 등으로 기존에 설정한 집단면역 기준마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백신 효과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 최근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접종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앞으로 100년 또는 그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폴란드 소장은 “운이 좋다면 코로나19는 독감과 비슷한 형태가 될 것”이라며 “계절성이 강해질 것이고 우리는 계속해서 백신 접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와의 공존’ 가능성이 커지면서 각국이 방역 정책을 새롭게 짜야 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치는 중국 등은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결국 방역 조치를 완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