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성폭력 사건 파문에 강력 경고…"자본을 새장에 가둬야"
中관영매체 알리바바에 경고…"韓재벌같은 통제 망상 말라"
알리바바에서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중국에서 큰 파문이 인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들이 나서 알리바바를 강력히 성토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인터넷 매체인 '타랑칭녠'(踏浪靑年)은 9일 낸 논평에서 알리바바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인터넷 공간에서 홍보 조직을 동원해 내부 성폭력 사건이 이슈화하는 것을 막으려 했을 것으로 의심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한국의 재벌처럼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망상을 버려라. 여기는 중국이다.

"라고 주장했다.

타랑칭녠은 "사건 발생 후 10일이 지나서야 (사건이) 이슈가 됐기에 알리바바가 홍보 조직을 동원해 여론 조작을 하지 않았는지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며 "반독점이 국책(國策)이 된 상황에서 만일 어떤 이가 (자사에 불리한) 글을 삭제하거나 실시간 검색어가 되는 것을 막는다면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매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서 '거인'으로 성장한 알리바바가 더욱 강력히 견제받아야 한다는 논지도 폈다.

타랑칭녠은 "이번 사건 진행 과정에서 네티즌들은 권력만 새장에 가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도 새장에 가둬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지금의 알리바바는 커다란 변혁을 통해서만 고속 성장기에 쌓인 고질병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타랑친녠은 중국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사라져버릴 수 있다고도 거칠게 압박했다.

이 매체는 "크다고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망상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거인이 사회적 의무를 지키지 못할 때는 다른 거인과의 비즈니스 전쟁에서 져서 타도되는 것이 아니라 한 인민에 의해 타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관영 매체들은 타랑칭녠보다는 다소 정제된 수위로 알리바바를 비판했다.

인민일보가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서 운영하는 계정인 협객도(俠客島)는 "대중이 알리바바에 분노를 느낄 이유가 있다"며 "인터넷 선도 기업이자 시총이 조위안대에 달하는 거대 기업 내부에서 악성 사건이 발생한 데 그치지 않고 피해자 보호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다른 위챗 계정인 '인민일보 평론원'도 "폭넓게 발전하는 기업일수록 쌓인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올바른 가치관으로 이끌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다.

앞서 알리바바 직원 A씨는 출장 중이던 지난달 25일 고객사 측과 만찬 자리에서 술에 만취해 의식을 잃고 나서 고객사 관계자와 상사로부터 잇따라 성폭력을 당했다고 회사 측에 알리며 보호를 요청했다.

하지만 A씨가 소속된 사업 부문은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등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후 A씨가 사내 전산망 게시판에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글을 쓰고, 이 글이 다시 인터넷으로 퍼져 중국 전체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면서 알리바바를 향한 중국 내 여론은 크게 악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