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슈카르가 대부분 넘어가…반격 나선 정부군은 주민에 대피령
"거리에 시신 널려"…24시간 동안 민간인 최소 40명 사망
탈레반, 아프간 남부 핵심도시 장악 임박…"州都 첫 함락 위기"(종합)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핵심 주도(州都) 중 하나인 라슈카르가 장악 직전에 있다고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남서부 헬만드주 주도인 라슈카르가의 한 지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탈레반 수중에 넘어갔으며, 20만명의 지역 주민에게는 정부의 대피 명령이 떨어졌다.

영국 BBC방송은 "만약 라슈카르가가 무너지게 되면 탈레반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주도를 장악하게 된다"며 탈레반은 2016년에 잠시 북부 쿤두즈주의 주도를 점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현재 대부분의 농촌과 소도시들을 손안에 넣으며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지만 주도 등 주요 대도시 점령에는 성공하지 못한 상태다.

아프간에는34개의 주가 있다.

라슈카르가 지역에서 최대 교전은 교도소와 경찰청 본청, 정보기관 등 주요 정부 청사에서 발생했다.

탈레반은 TV와 라디오 방송국을 장악했으며, 죄수들을 풀어주기 위해 교도소를 공격했으나 격퇴됐다.

가디언은 라슈카르가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최소 4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AFP 통신에 "탈레반이 도시 모든 곳에 있다.

그들은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을 체포하거나 총을 쏘고 있다"면서 "탈레반이 주민들의 집에 들어가면 정부가 폭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주민은 BBC방송에 "거리에는 시신이 널려져 있다"며 "민간인 시신인지 탈레반 시신인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아프간 남부 핵심도시 장악 임박…"州都 첫 함락 위기"(종합)

라슈카르가를 잃으면 아프간 정부에 전략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라슈카르가는 미국과 영국 군이 수년간 활동의 초점을 맞춰온 주요 도시다.

탈레반은 주변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라슈카르가를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미군은 이같은 탈레반의 공세에 맞서 라슈카르가를 포함해 아프간 전역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군도 라슈카르가에 대한 대규모 반격을 준비하면서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아프간군 사령관인 사미 사다트는 주민에게 작전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제발 최대한 빨리 집을 떠나달라고 요구하면서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잘 안다.

우리를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탈레반, 아프간 남부 핵심도시 장악 임박…"州都 첫 함락 위기"(종합)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국자를 인용해 라슈카르가에 대한 공격을 이끄는 탈레반 사령관 몰라비 탈리브가 아프간 정부가 지난해 풀어준 포로 5천명 중의 한 명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2월 탈레반과 평화협정에 서명하면서 14개월 내 미군 철군과 함께 탈레반 대원 포로 5천명과 탈레반에 잡힌 아프간군 1천명의 '포로 교환'도 약속했다.

이에 대해 아프간 정부는 포로 교환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 측의 압력에 못 이겨 결국 포로를 석방했고 같은 해 9월부터 탈레반과 평화 협상에 임했다.

WSJ는 포로 출신 탈레반 조직원의 등장은 아프간 정부와 미국 간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내 장악 지역을 확대하면서 차기 정부에서의 핵심 권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은 지난 5월부터 외국군이 철수 마지막 단계에 들어간 뒤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유엔은 헬만드주에서의 계속되는 무차별적인 총격과 공습이 민간인들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디언은 라슈카르가 외에도 남부 칸다하르와 서부 헤라트의 도심부 인근에서도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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