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수용소 경비 전력 100세, 재판대에 선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한 100세 남성이 재판대에 서게 됐다.

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 남성은 1942∼1945년 사이에 베를린 인근의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에서 3천518건의 살인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남성은 오는 10월 재판대에 설 예정이다.

브란덴부르크주(州) 노이루핀 지역 검찰은 피의자가 고령이지만 하루 2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재판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건강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선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나치 시대에 집단수용소에서 근무한 경비병들이 기소되더라도 직접적인 가혹행위 증거가 나와야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지난 2011년 독일 법원 강제수용소에서 경비병으로 근무했던 우크라이나 출신인 존 뎀야누크(당시 91세)를 상대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데도 살인 조력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경비병들에 대한 유죄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1936년 세워진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에는 1936∼1945년 사이 20만명 정도가 수감됐다.

사회주의자를 포함한 나치 반대자, 전쟁포로, 유대인, 집시, 동성애자 등이 이곳에 갇혀 강제 노역을 했고, 수만 명이 독가스와 총격, 기아, 질병 등으로 사망했다.

2차 대전 이후에는 동독 정부가 관리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나치 잔당과 부역자, 반공주의자 등이 수감됐다.

현재 기념관으로 보존돼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