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겸 부통령도 연임 시도…야권후보는 전 콘트라 반군 지도자
니카라과 오르테가, 11월 대선 출마 공식화…통산 5선 도전
중미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75)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좌파 여당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은 2일(현지시간) 당원 만장일치로 오르테가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선출했다고 일간 라프렌사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통산 5선이자, 4연임 도전이다.

영부인 겸 부통령인 로사리오 무리요(70)가 이번에도 러닝메이트로 나선다.

오르테가 정·부통령 부부의 연임 도전은 일찌감치 기정사실화된 것이었다.

1979년 FSLN을 이끌고 친미 정권을 축출한 후 사실상 니카라과 수반 역할을 했던 오르테가는 이후 1984년 대선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1990년 재선 실패 후 두 차례 대선에서 더 낙선했다가 2006년 대선 승리로 재집권해 지금까지 세 번 연속 연임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승리해 임기를 5년 더 연장하면 1979년 혁명 직후를 포함해 무려 30년을 넘게 장기 집권하게 된다.

부인이자 '오른팔'인 무리요 여사는 2017년부터 부통령을 맡아 '은둔의 지도자' 오르테가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 전면에 서 왔다.

일각에서는 무리요 부통령이 진정한 실세라는 말도 나온다.

오르테가·무리요 정권은 2018년 반(反)정부 시위 탄압 등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 왔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오르테가 부부를 비롯한 정권 인사들을 제재 명단에 올려놓고 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 6월부터 야권 인사들을 무더기로 잡아들이며 '걸림돌 제거'에 나섰다.

유력 대선주자 7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30명 넘는 야권 인사들이 체포됐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야권은 오르테가의 연임을 저지하기 위한 대항마를 찾았다.

대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이날 보수 야당 연합은 1980년대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산디니스타 정권에 맞섰던 콘트라 우익 반군 지도자 출신의 오스카르 소발바로를 후보로 세웠다.

부통령 러닝메이트로는 2017년 미스니카라과 출신의 베레니세 케사다가 지명됐다.

니카라과 오르테가, 11월 대선 출마 공식화…통산 5선 도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