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개월 만에 다시 10만 명을 돌파했다.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급속히 확산한 결과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재봉쇄될 가능성은 낮다고 앤서니 파우치 백악관 수석 의료고문 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예상했다.

1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만1171명을 기록했다. 전날 8만3062명보다 1만8000명가량 늘었다. 미국의 하루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10만 명을 넘은 것은 지난 2월 6일 이후 6개월 만이다.

뉴욕타임스는 주·지방정부 보건당국과 보건복지부를 인용해 1일 기준 직전 1주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7만9700여 명으로 2주 전보다 149% 늘었다고 전했다. 병원 입원 환자는 하루 평균 4만5000여 명으로 86% 증가했다.

미국에서 수그러드는 듯했던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것은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백신 접종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접종 가능 인구 중 1억 명가량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며 “비접종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인구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49.6%, 1회 이상 접종자 비율은 57.7%다. 미국은 백신이 넘쳐나 누구든 원하면 언제든 백신을 맞을 수 있다. 그런데도 상당수 미국인들은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미 50개 주 중 공화당 성향 주의 접종 비율이 민주당 성향 주에 비해 낮은 편이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나 미국 경제가 재봉쇄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지난겨울 경제 봉쇄 때와 달리 지금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상당히 많아 재봉쇄에 들어갈 만큼 상황이 악화되진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일 폭스뉴스가 입수한 미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우한연구소는 코로나19 발생 수개월 전 가동한 지 2년 미만인 공기·폐기물 처리 시설의 대규모 개보수를 위한 입찰을 의뢰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마이클 매콜 공화당 의원 측은 “시설 가동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대적인 개보수를 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코로나19 발생 전 연구소의 위험 폐기물 처리시설 등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