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자유침해, 권한남용"…하원의장 "의회의사 권고", 경찰 "안전 위한 것"
美의회서 마스크 착용 불응시 "체포"…공화 반발 "잡아가라"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의회 경찰이 의사당 출입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전염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질병통제예방센터(DCC) 지침에 따른 것이다.

29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의회 경찰 책임자인 토머스 메인저는 전날 휘하 직원들에게 의회 내 새로운 마스크 지침 시행을 명령했다.

새 지침은 최근 의사당 주치의가 발표한 것으로, 의사당의 하원 회의장과 그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메인저는 "의사당 방문객이나 직원이 요청에도 마스크를 안 쓰면 하원 건물 출입이 거부될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 요청을 받고도 응하지 않으며 물러서지 않는 사람은 누구든지 불법 출입으로 체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에게는 체포 규정이 적용되지 않지만, 의회 경찰은 방침을 거부하는 의원들을 상부에 보고하라고 지시를 받았다.

이에 하원 공화당은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의회의 절반을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의사당 법 집행기관은 하원의장 소관이다.

캣 캐먹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번 조치가 펠로시의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늘 회의장 밖에서 마스크를 안 썼다.

내가 따르는 건 과학이지 펠로시가 아니다.

날 잡아가라"고 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여기는 펠로시의 하원이 아니라 국민의 하원"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의회 경찰은 성명을 내고 규칙에 따라 마스크를 쓰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은 건강과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실내인 의사당 건물 내 마스크 착용 지침과 관련해 "이는 의회 주치의의 권한이고, 난 그것을 존중할 뿐"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내에는 마스크 착용은 물론 백신 접종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가진 의원들이 적지 않다.

상당수 의원은 아직도 접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화당은 이번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의회나 학교는 물론 그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또 상원의 경우 이런 지침을 시행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