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덮치는 델타변이
관광객 통해 집단감염 급증

바이든, 공무원 의무 접종 지시
美 CDC "백신 맞아도 위험
미접종자와 비슷한 전파력"
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몽유도원도’, 영화 ‘아바타’의 배경으로 유명한 중국 후난성 장자제가 문을 닫았다. 관광객 사이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퍼지면서다. 수천 명이 극장에서 공연을 본 뒤 각지로 흩어졌는데 이들을 통해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후베이성 우한발 코로나19 대유행이 수그러든 뒤 가장 광범위한 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장자제시 문화관광체육국은 30일부터 장자제 국가삼림공원 관광지역을 전면 폐쇄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진 지난해 여름 이후 대형 관광지가 문을 닫은 첫 사례다. 장자제가 코로나19 확산 통로로 주목받은 것은 지난 29일부터다. 시작은 난징 루커우국제공항 집단감염이었다. 이 공항에선 20일 첫 환자가 나온 뒤 29일까지 200여 명이 확진됐다.

환자 동선을 조사하던 방역당국은 일부가 장자제를 다녀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베이징, 쓰촨성 청두, 랴오닝성 다롄, 후난성 창더, 장쑤성 화이안, 충칭시 위베이구 등에서 장자제를 다녀왔거나 방문자와 접촉한 환자가 속출했다. 방역당국은 22일 장자제 공연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진 것으로 파악했다. 3000명 정원인 공연장엔 당시 2000명 넘는 관객이 빼곡히 들어찼다. 띄어앉기나 마스크 쓰기 등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곳 관련 확진자는 18명이다.

중국에선 29일 64명이 새로 확진됐다. 28일에 이어 29일에도 베이징에서 환자가 나왔다. 베이징에서 일상생활을 하다 감염된 지역 감염자가 확인된 것은 179일 만이다. 난징 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은 다음달 11일까지 중단된다. 환자 상당수가 백신 접종자로 알려지면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상황도 심각하다.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는 하루평균 7만1000여 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25일 미 확진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50만322명이라고 발표했다. 한 주 전보다 131% 늘었다. 백악관은 공무원의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긴급 처방을 내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400만 명에 달하는 연방 공무원에게 백신을 맞거나 주 1~2회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델타 변이의 등장으로 ‘코로나19 전쟁’의 판세가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30일 CNBC가 입수한 CDC 문건에는 ‘델타 변이의 전염력은 수두만큼 강하다’는 내용과 함께 이런 분석이 담겼다. 특히 백신을 맞았더라도 델타 변이에 감염되면 미접종자만큼 쉽게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CDC는 지적했다.

일본은 가나가와, 사이타마, 지바 등 수도권과 오사카에 긴급사태를 추가 발령했다. 이미 발령한 도쿄, 오키나와와 함께 이들 지역에선 다음달 31일까지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19일 ‘자유의 날’ 선언 후 확진자가 2만 명대로 줄었던 영국에선 신규 확진자가 3만1117명으로 다시 늘었다.

이지현 기자/워싱턴=주용석 특파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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