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하거나 매주 1~2회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잡히는듯하던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긴급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400만명에 달하는 연방 공무원들에게 이같은 방역 지침을 내렸다. 접종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는 공무원은 정기 검사외에 직장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기관 계약자들도 이같은 지침을 따르길 바란다고 했다. 백악관은 민간 분야에도 이같은 지침을 권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지침은 공무원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건 아니지만 백신 접종을 강력히 압박하는 조치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이 미접종 공무원을 해고할 계획은 아니지만 이런 제약을 백신 접종을 장려하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군인들의 필수 예방접종 목록에 추가하는 계획을 세우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또 백신 접종자에게 연방정부의 구제기금을 활용해 100달러의 인센티브를 주도록 각 주와 지방정부에 촉구했다. 중소기업에 대해선 백신 접종을 위해 직원들에게 휴가를 준다면 해당 비용을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미 의회는 하원 회의장과 그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나섰다. 정치전문지 더힐은 의회 경찰 책임자인 토머스 메인저가 전날 직원들에게 이같은 지침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지침에 따르면 직원과 방문객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의사당 출입이 거부되며 출입 거부조치에도 출입을 시도할 경우 체포될 수 있다. 의원들은 체포 규정이 적용되지 않지만 의회 경찰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의원들을 상부에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의회의 절반을 장악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의사당 법 집행기관은 하원의장 소관이다. 낸시 메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윗을 통해 "오늘 회의장 밖에서 마스크를 안썼다"며 "날 잡아가라"고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 하원의 조치는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9일 기준으로 지난 1주일간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하루평균 7만1000여명으로 2주 전보다 150% 늘었다.

특히 미국은 백신이 넘쳐나는데도 주요 접종 지표에서 유럽연합(EU)에 추월당했다. 뉴욕타임스는 국제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 자료를 인용해 미국이 인구 100명당 접종 비율과 1회 이상 백신 접종 인구 비율에서 EU에 뒤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27일 기준 EU 27개 회원국의 백신 접종 비율은 인구 100명당 102.66도스(1도스는 1회 접종분)로 미국의 102.44도스보다 높았다. 전체 인구 중 1회 이상 접종을 마친 인구 비율은 미국이 56.5%, EU는 58%였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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