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정체에 확진자까지 급증하자 의무화 요구 터져나와
뉴욕시·캘리포니아주도 의무화 착수…미 전역 확대될지 주목
미 보훈부, 직원 백신 접종 의무화…연방기관 중 첫 사례
미국 보훈부는 26일(현지시간) 연방 기관 중 처음으로 소속 직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데니스 맥도너 보훈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런 방침을 발표했다.

맥도너 장관은 "퇴역 군인이든, 보훈부 직원이든 보훈부 시설에 발을 들여놓을 때는 언제든지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권한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알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처는 보훈부 직원 중 환자를 대면하는 일이 가장 잦은 최일선의 의료 담당 인력 11만5천 명에게 적용된다.

이들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을 경우 8주 이내에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미국민의 자발적 백신 접종을 독려했지만 이를 의무화하는 데는 거리를 뒀다.

그러나 미국 내 백신 거부자가 상당해 접종률이 정체 상태를 보이는 데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새로운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자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례로 의사, 간호사, 약사 등 수백만 명을 대표하는 미국의사협회(AMA)와 미국간호사협회(ANA) 등 50개 의료보건 단체는 이날 의료 요원과 장기 요양시설 종사자들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 기관의 집계에 따르면 양로원 직원의 38%가 지난 11일 기준 백신 접종을 완전히 끝마치지 않았다.

또 환자와 접촉하는 병원 직원의 25%는 5월 기준 면역 형성에 필요한 접종을 완료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있다.

병원은 코로나19 백신이 정식 승인을 받지 않았고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직원의 접종 의무화 조처를 주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접종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한 병원은 전체의 9%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미 보훈부, 직원 백신 접종 의무화…연방기관 중 첫 사례
미국은 지난 1월 하루 3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지만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7월 초 1만 명 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불과 한 달도 안 돼 5만 명 수준으로 급증한 상태다.

연방기관 중 처음으로 보훈부가 직원의 접종을 의무화한 데 이어 뉴욕시와 캘리포니아주 등 지방 정부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의무화 조치에 착수한 곳도 나와 이런 흐름이 미전역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와 경찰 등 시 소속 근로자 34만 명 전원을 대상으로 9월 13일까지 백신 접종을 마쳐달라고 요구했다.

9월 13일은 뉴욕시의 약 100만 명 학생들이 교실로 복귀하는 개학일이다.

현재까지 뉴욕 시민 500만 명이 적어도 1차례 백신을 맞았지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여전히 200만 명에 달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성명을 내고 24만6천여 명의 주 정부 직원, 의료 종사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 정부 공무원은 백신을 맞은 뒤 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고 제출하지 않을 경우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