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에이온, 합병 결국 무산…바이든 첫 반독점 소송 '승리'
세계 톱3 안에 드는 보험중개사인 영국 에이온과 윌리스타워스왓슨 간 합병이 결국 무산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 법무부가 제기한 첫 반독점 소송에서 미국 정부가 승리한 것이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이온과 윌리스타워스왓슨은 양사 합병을 철회하고 미 법무부와 소송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병 규모가 300억달러(약 34조6500억원)에 달한 거래였다. 앞서 미 법무부는 양사의 합병이 시장 경쟁을 저해해 서비스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며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영국계 기업인 에이온과 윌리스타워스왓슨은 매출액 기준 세계 1위인 미국 마시앤드매클레넌과 함께 글로벌 빅3 보험중개사로 꼽힌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통합 매출은 지난해 기준 200억달러(약 22조3800억원)가 되는데, 이는 마시앤드매클레너(172억달러)를 뛰어넘는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양사의 합병에 대해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사가 합병되면 의료보험이나 연금수당 컨설팅 등 중요한 경쟁구도가 훼손돼 소비자 선택권은 줄고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질은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이온과 윌리스타워스왓슨은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자산매각을 통해 몸집을 줄여왔다고 반박했으나, 미 법무부는 자산매각이 합병에 따른 폐해를 없애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출범 반 년 만에 반독점 정책 조직의 인사를 완성함에 따라 빅테크 등 대기업의 반독점 관행 저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구글의 적'으로 불리는 변호사 조너선 캔터가 법무부 반독점 국장에 지명됐다. '아마존 킬러'로 불리는 리나 칸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위원장이 됐다. 올 3월 임명된 팀 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대통령 특별 고문 역시 대기업 반독점 관행에 매우 비판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