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병상 2천400만원"…페루서 코로나 환자 등친 일당 체포
페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상 부족을 틈타 무료인 공립병원의 중환자 병상을 불법으로 판매한 일당이 체포됐다.

22일(현지시간) 페루 안디나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루 경찰은 전날 중환자 병상 확보를 대가로 환자 가족들에게 병상당 최대 8만2천 솔(약 2천400만원)을 뜯어낸 일당 9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용의자 중에는 병원 직원들도 포함됐다.

병상이 거래된 수도 리마의 병원은 코로나19 치료가 무료인 공립병원이지만, 코로나19 환자가 몰릴 때는 중환자 병상을 차지하기 위해 오래 기다려야 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한 피해자가 가족의 병상을 마련하지 못해 병원 밖에서 애태우고 있을 때 누군가가 접근해 돈을 내면 병상을 확보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어렵게 돈을 마련해 여러 차례 나눠 지불했지만 약속한 중환자 병상을 받지 못한 채 가족은 끝내 사망했다고 페루 매체 헤스티온은 전했다.

오스카르 우가르테 페루 보건장관은 "파렴치한 범죄"라며 "사람의 목숨을 갖고 장사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인구 3천300만 명가량의 페루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9만 명, 사망자는 19만5천여 명으로,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사망자가 가장 많다.

최근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천∼2천 명 수준으로 다소 줄었으나 하루 1만 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던 3∼4월 무렵엔 병상과 의료용 산소 부족이 극심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목숨을 잃은 이들이 많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