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교수가 고립된 중국 허난성 신샹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한국인 교수가 고립된 중국 허난성 신샹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1년치 내릴 비가 사흘만에 쏟아진 중국 허난성에서 한국인 여성이 폭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허난성 신샹시에 거주하는 선옥경 허난사범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전날 오후부터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고립됐다.

선 교수는 지하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를 점검하기 위해 내려갔다가 급속도로 물이 차 들어오자 아파트 5층 자택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이후 집안은 정전되고 휴대전화도 끊겼다.

신샹시는 4일 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다가 전날 5시부터 폭우가 쏟아져 오후 8시 물이 차기 시작했다고 선 교수는 전했다.
'천년만의 폭우' 허난성 고립된 韓 여성 "식량 비축해두라고…"
선 교수는 "비가 계속 올까봐 두렵다. 시내 아파트 단지에도 이미 전기가 나갔고 성인 허리 이상 물이 찰 정도"라며 "현재 물과 가스는 나오는데 언제 끊길지 모르겠고 식량도 5~7일치 비축해두라는 말을 하는 분도 있어 거리에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지난 21일 정저우에는 오후 시간당 201.9㎜의 폭우가 쏟아졌다. 시간당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것은 1975년(198.5㎜) 46년 만이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비를 '천 년 만의 폭우'라고 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으로 접근하는 태풍 영향에 의한 폭우라고 설명했다.

이번 비로 25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으며, 20만명 가까운 주민이 대피했고 지하철 역사가 물에 잠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물에 잠긴 중국 정저우 지하철/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물에 잠긴 중국 정저우 지하철/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혼돈의 상황이 담겨있었다. 지하철 5호선은 터널 구간에서 갑자기 운행을 멈췄다. 퇴근길이었던 터라 지하철 안엔 승객 500여명이 있었다.

열차 안에는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고 키가 작은 승객들은 목까지 물이 찼다. 한 임산부는 산소 부족 증세를 보이며 혼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우에 잠겼던 승객들은 약 4시간 만에 구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구조 작업을 벌였으나 12명이 숨졌고 부상자도 5명 나왔다고 밝혔다.

정저우 뿐만 아니라 허난성 전역에서 폭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허난성에서는 수재 피해를 입은 사람이 120만명으로 집계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홍수 상황이 심각하다며 각급 간부들에게 인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 신속히 재난을 예방하고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