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하놉스카야, 설리번 보좌관·블링컨 국무 등 만나…야권 지원 호소
'이웃나라 도피' 벨라루스 야권지도자 방미…미, 지지 확인
미국이 부정 논란을 일으킨 지난해 대선 이후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벨라루스 야권에 대해 지지를 확인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방미 중인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의 면담 뒤 내놓은 언론보도문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표시했다.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이 벨라루스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벨라루스) 야권의 용기와 단호함에 존경을 표했다"면서 "미국은 파트너 및 동맹국들과 함께 제재 등을 통해 루카셴코(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정권이 행한 행동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벨라루스 정부에 지난 5월 발생한 아일랜드 여객기 강제 착륙 사건에 대해 국제조사를 허용하고, 모든 정치범을 즉각 석방하며, 야권 및 시민사회 지도자들과 자유롭고 공정한 대선 재선거 논의를 위한 진실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벨라루스 당국은 지난 5월 23일 자국 야권 인사 체포를 위해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아일랜드 라이언에어(Ryanair) 항공사 소속 여객기를 자국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켜 국제적 비난을 산 바 있다.

또 지난해 8월에 실시된 대선 후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야권의 대규모 저항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더기로 체포한 인사 다수를 계속 석방하지 않고 있으며, 대선 재선거를 요구하는 야권과의 대화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워싱턴에 온 티하놉스카야는 이튿날 국무부를 찾아 토니 블링컨 장관, 빅토리아 눌런드 정무담당 차관 등과 벨라루스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티하놉스카야는 벨라루스 독립언론과 시민 사회에 대한 지원, 루카셴코 정권에 대한 경제 압박 강화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벨라루스 사태 해결에 건설적 역할을 하도록 러시아에 신호를 보낼 것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나라 도피' 벨라루스 야권지도자 방미…미, 지지 확인
티하놉스카야는 반체제 성향의 유명 블로거 세르게이 티하놉스키의 부인으로, 남편이 지난해 8월 대선 출마를 준비하다 사회 질서 교란 혐의로 체포되자 대신 대선에 출마했었다.

대선에서는 80% 이상을 득표한 루카셴코 대통령에 이어 10%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으며, 선거 뒤 신변 안전 위협으로 이웃 리투아니아로 도피해 야권의 저항 운동을 이끌고 있다.

서방은 티하놉스카야를 벨라루스의 야권 지도자로 인정하고 그를 지속해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벨라루스 국가보안위원회는 지난 4월 티하놉스카야를 다른 15명의 야권 인사들과 함께 테러 활동 가담 인사 목록에 추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