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등 OTT 경쟁 가속화에 실적 암울
제작 강화 나선 애플TV, 할리우드 부지 탐색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폭풍 성장한 넷플릭스가 올해 2분기 실적발표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내놨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애플TV용 콘텐츠 제작 강화를 위해 미국 할리우드 대형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넷플릭스가 20일(현지시간) 2분기 신규 유료가입자가 154만명이라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9% 증가한 73억4178만달러(약8조4000억원)를 기록했고, 순이익도 1년 전보다 88% 늘어난 13억5301만달러를 거뒀다. 매출과 순익, 유료구독자가 전부 증가했지만, 이날 넷플릭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가량 하락했다.

넷플릭스의 확장세 둔화가 확연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신규가입자 수 154만명은 2017년 이후 분기 최저치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에서 구독자 43만명이 넷플릭스를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속으로 전 세계 1000만명 이상이 넷플릭스에 가입했던 작년 1~2분기나, 390만명이 새로 유입된 올해 1분기 수치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는 더욱 부정적이다. 넷플릭스는 3분기에 총 350만명의 가입자가 추가로 유입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3분기 59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 시장 전망치에 한참 모자란다.

CNBC 등은 이에 대해 "아마존프라임, 디즈니+, 애플TV 등 OTT업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재택근무 체제 종료, 외출 등 이동량 증가로 인해 가입자 이탈이 더 가시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각종 구독 서비스가 쏟아짐에 따라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구독 간소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OTT업체들은 다양한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비디오 게임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모바일 게임 위주로 기존 넷플릭스 구독자에게 무료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게임 개발사 일렉트로닉아츠(EA) 출신 마이크 버듀를 게임 개발 부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디즈니는 디즈니+와 극장가 동시 개봉 전략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애플은 애플TV의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할리우드에서 대형 제작소를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은 2019년 11월 출시한 애플TV를 통해 테드 라소, 더 모닝 쇼 등 몇몇 히트작을 선보였지만 넷플릭스 등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자체 제작 규모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TV가 살펴보고 있는 후보지의 규모는 50만제곱피트(약1만4000평)를 웃돈다.

애플은 최근 할리우드 배우 리스 위더스푼이 설립한 여성 중심 콘텐츠 제작사 헬로 선샤인에 투자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할리우드 부동산 투자 외에도 애플의 엔터테인먼트 확장을 위한 야심은 곳곳에서 확인된다"며 최근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을 제작하기로 한 것을 언급했다. 해당 영화는 제작비가 2억달러 이상 소요돼 비아콤CBS의 파라마운트픽처스가 포기한 작품이다.

WSJ는 이어 "애플 투자자들도 구독자 확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확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면서 "엔터테인먼트 수도인 할리우드에서 더 큰 구역을 차지한다면 스트리밍 전쟁에서 애플TV의 입지가 확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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