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사이에 놓고 미중 대결 구도가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공군 특수작전기에 이어 C-130 수송기가 대만에 착륙했다.

美특수작전기 이어 수송기 대만 착륙…中매체 "살라미 도발"(종합)
일각에서는 이번 C-130 수송기의 대만 착륙으로 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가 정례화되는 것처럼 미군기와 미국 정부 관련 항공기의 대만 착륙을 정례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미국 C-130 수송기(N3755P)가 전날 오전 9시 58분(현지시간)께 필리핀 마닐라 공항을 출발해 낮 12시 14분 북부 타오위안(桃園) 공항에 도착한 후 오후 1시 20분에 떠났다.

자유시보는 전날 도착한 C-130 수송기가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의 전세기인 '임무전용기'로, 기밀 사항에 속한다고 전했다.

美특수작전기 이어 수송기 대만 착륙…中매체 "살라미 도발"(종합)
대만언론은 이번 C-130 수송기 운용업체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계약업체로 미국 정부의 외교행낭(DIP)을 배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C-130 수송기가 미국 하와이를 출발해 필리핀, 대만을 거쳐 태국으로 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만 내 미국 정보요원의 임무 교대 가능성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AIT와 대만 외교부는 논평이나 관련 설명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 수송기 착륙에 대해 대만 공군은 '군용기'가 아니기에 반드시 통제해야 하는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집권당인 민진당의 린쥔셴(林俊憲) 입법위원(국회의원)은 페이스북에 지난 15일 AIT 타이베이 사무처 처장에 취임한 산드라 우드커크의 업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이같은 '수'에 중국이 어떻게 '공'을 받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는 대만에 착륙한 수송기가 "민간용으로 변형된 군용기"라면서 "도발"로 규정했다.

19일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내 전문가를 인용, 미국 수송기의 대만 착륙은 "또 하나의 미국발 살라미식(큰 덩어리를 얇게 잘라 여러개로 나누는 방식) 도발"이라며 "대만 독립주의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줬다"고 썼다.

이 신문과 인터뷰한 중국의 공군 전문가 푸첸샤오는 "C-130은 중형 전술 수송기로서 전적으로 군용으로 설계됐다"면서 "비록 그 항공기가 AIT에 의해 민간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해도 그 항공기가 본질적으로 군용이라는 사실은 큰 도발"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이 심각한 상황이 일상화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며 "대응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 군함이 평균 매달 한 차례 대만 해협을 지나갔다.

게다가 지난 15일 민간인으로 위장한 최정예 특수부대원을 투입하는 용도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공군의 특수 작전기 C-146A(울프하운드)가 대만 북부 쑹산(松山) 공항에 착륙했다.

당시 중국 국방부는 우첸(吳謙)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이 불장난을 멈추고 즉각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라고 정면으로 경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