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가량 소형 작품으로 '노예'라는 이름 붙어
500년전 만든 밀랍상서 미켈란젤로 지문 추정 흔적 발견
제작된 지 500년이 지난 작은 밀랍상에서 르네상스 시대 거장 미켈란젤로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문이 발견됐다고 19일(현지시간) CNN 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앤드앨버트 박물관(V&A) 전문가들은 최근 길이가 18㎝가량인 검붉은 색 밀랍 모형에서 미켈란젤로 지문으로 보이는 흔적을 발견했다.

'노예'라는 이름이 붙은 이 밀랍 모형은 1516∼1519년 미켈란젤로가 교황 율리우스 2세(1443~1513) 무덤에 설치할 대리석 조각품을 제작하기 위해 구상 단계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모형은 옷을 벗은 채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당시 미켈란젤로는 이 모형을 토대로 '젊은 노예'란 이름의 대리석 조각상을 만들 예정이었지만 율리우스 2세의 무덤 제작 계획이 축소·변경되면서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훗날 완성된 젊은 노예상은 현재 이탈리아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보관 중이지만 미켈란젤로가 당초 구상했던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한다.

미켈란젤로는 작품 제작 초기 단계 때마다 만든 모형 대다수를 깨부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까닭에 미켈란젤로의 것으로 여겨지는 지문이 남아있는 밀랍 모형은 좀처럼 접하기 힘들었던 그의 작품 초기 공정에 대한 이해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타 모처 V&A 시니어 큐레이터는 "미켈란젤로의 지문이 밀랍 모형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예상이다"며 "지문은 그의 창조적 과정이 실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BBC 방송은 오는 20일 방영하는 다큐멘터리 '박물관의 비밀' 시리즈에서 이러한 내용을 다룰 예정이라고 CNN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