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건장관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이후 보리스 존슨 총리도 확진자로 분류되는 등 영국 내각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영국 총리실은 18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총리와 리시 수낙 재무장관이 국민보건서비스(NHS)로부터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가디언 등은 총리실이 이들과 접촉한 확진자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과 접촉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자비드 장관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방역 규정에 따르면 NHS로부터 자가격리를 통보받은 경우 열흘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존슨 총리와 수낙 장관은 "NHS와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S)이 진행하고 있는 '접촉자 일일검사 시험사업' 대상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이유로 집무실에서 업무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해당 사업은 접촉자 중에서 증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일주일 동안 매일 아침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하고 음성이 나오면 당일 격리 면제해 필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존슨 총리와 수낙 장관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란 비판이 야당을 중심으로 거셌다.

자유민주당 에드 데이비 대표는 "특권층을 위한 규정이 따로 있는 것 같다"라면서 "교사, 대중교통 종사자, 의료인력도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는지 의문스럽다"라고 말했다. 결국 존슨 총리와 수낙 장관은 3시간여 만에 앞선 방침을 철회하고 자가 격리에 돌입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