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우 감독 "두려움에 굴복하고 싶지 않았다"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홍콩의 2019년 민주화 시위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상영키로 했다.

칸영화제, 홍콩 민주화 다큐멘터리 비밀리에 상영 결정
영화제 측은 '우리 시대의 혁명'(Revolution of Our Times)이라는 작품 상영 사실을 마지막까지 비밀로 유지하다 이같이 결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 태생 키위 초우(42)가 감독한 이 작품에는 중국 정부에 저항하는 7명의 인물이 등장하며, 야당을 무력화하는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의 시행과 함께 막을 내린다.

전체 상영 시간 2시간 30분인 영화의 도입부에서는 2019년 6월 시위대의 최전선을 보여주고, 경찰의 대학 진압 장면도 담았다.

초우 감독은 이 대학에서 2박 3일 동안 바닥에서 잠을 청하며 영화를 찍기도 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검열에 걸리지 않도록 2년간 비밀리에 작업을 벌였다고 WSJ가 전했다.

또 영화를 제작하더라도 홍콩을 떠나거나 이름을 노출해서는 안된다는 주변의 조언도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초우 감독은 영화를 칸영화제에 출품한 이튿날인 지난 6월30일 홍콩의 자신의 사무실에서 "경찰에 잡혀 폭행을 당하는 악몽을 꿨다"라며 "그러나 두려움에 굴복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초우 감독은 지난봄 칸영화제에 영화 초기 제작본을 보냈으며, 특별 상연작으로 결정되자 완성 작품을 다시 발송했다.

올해 초 중국 정부는 중국 출신인 클로이 자오 감독이 아시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지만, 과거 반중 발언을 이유로 국내에는 해당 소식을 전달하지 못하도록 검열했다.

홍콩 역시 최근 검열을 강화하고 있으며 홍콩 시위를 다룬 노르웨이 다큐멘터리 '두 낫 스플릿'(Do Not Split)이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올랐지만, 해당 소식 역시 전달되지 않도록 했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검열 강화 이후 "문명화된 사회를 위해서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제약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